'나는 솔로'로 엿본 모태솔로 특징 #4 [엑's 초점]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모태솔로들은 그동안 연애를 못 해온 이유가 있다?
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의 12기 모태솔로 특집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모태솔로의 대표적인 특징을 꼽아봤다.
♦ 자신감이 마이너스 통장급, 있던 매력도 반감되네
39세 수학강사 영수는 자신을 택해준 33세 애니메이터 영자와 첫 데이트에 나섰다.
영수는 영자에게 "다시 한번 선택해 줘 감사하다. 사실 선택을 못 받을 거로 생각했다"라며 자신감 없어 했다.
영수는 차에서 내리려던 영자의 손을 잡아주려다 말았다. 허공의 날갯짓만 남았다. 영자는 제작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차에서 내렸는데 영수님이 손을 올렸는데 그런 경험이 없으니 너무 웃기면서도 흐지부지됐다"라며 웃어 보였다.
식당에서도 영자의 리드로 대화가 이어졌다. 영수는 식당에서 쉽게 대화를 시도하지 못했다. 영자는 먼저 그의 옷을 가리키며 "빨간색을 좋아하냐"라고 물었다. 영수는 최대한 열심히 답해줬지만 영자가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 TMI를 대방출했다.
음식이 나오고 대화해야 하는데, 자신감 없는 영수는 또 먹기만 했다. 이에 영자는 "어때요? 맛있냐"라며 또 말을 걸었다. 영수는 “이제 국물을 처음 떠서…”, "조개 국물 맛있게 된 것 같다"라는 대답으로 답답함을 자아냈다.
영자는 '영화 같은 걸 좋아하냐'라며 3차 대화를 먼저 시도했다. 영수는 "재밌는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은데 굳이 혼자 보러 가고 싶지 않다"라는 무맥락 답변을 이어갔다.
영수의 자신감 없는 모습에 영자는 이후 "이성으로 안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선하신 분인데 자신감 없는 면이 있어 안타까웠다"라며 속마음을 밝혔다. 하지만 영수는 오히려 “좋아진 것 같다”고 호감을 표하다니, 제대로 동상이몽이다.
♦ 눈치 챙겨... 혼자만의 직진
하지만 자신감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모르고 너무 적극적이어도 낭패다.
30세 임용고시 준비생 옥순과 데이트한 34세 변리사 광수는 "옥순님의 멘트는 더 달달하다. 꿀 중에서도 최상급 꿀이다", "국민 첫사랑 느낌 났다"라며 최상급 립서비스를 했다. 영수와 달리 차에서 내리는 옥순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주기도 했다.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이후가 문제다. 광수는 시끄럽고 아이가 뛰놀기까지 하는 무한리필 고깃집으로 향했다. 10기 돌싱 특집의 영수 정숙의 데이트 장소인 조개구이집 분위기를 풍기며 불안한 결말을 내다보게 했다. 게다가 고기까지 못 구워 한숨을 자아냈다.
광수는 직진했다. 광수는 "알아보고 싶은 사람은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굳이"라고 말했다. 옥순이 "자기 소개하고 새로운 면모가 많이 보였다. 고민을 좀 했다"라며 다른 사람도 알아보고 싶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했지만 광수는 "난 오히려 확고해졌다"라며 마음을 굳혔다.
옥순은 제작진에게 "직진할 거라는 메시지를 많이 줬다. 이게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계속 당황해하고 있고 광수님은 그걸 아는지 모르겠고 그런데 계속 다음을 기약하는 말을 해서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이것의 연속이었다"라며 부담스러워했다.
뿐만 아니다. 광수는 옥순과의 심야 데이트에서 느낌표와 물음표, 따옴표 이야기를 지나치게 많이 해 옥순을 아리송하게 했다. 옥순이 감사한 점들을 이야기하다 눈물을 흘리자 눈에 손을 갖다 대려 해 옥순을 흠칫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옥순은 데이트 후 “저와 맞지 않는 부분을 깨달았다. (로맨스가) 아닌 쪽으로 기울었다”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를 알 리 없는 광수는 “옥순님의 최종 선택을 저는 믿는다”라며 옥순의 마음이 떠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예고편에서도 옥순 바라기 같은 모습을 보여 눈치 없는 직진남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확신자 대거 발생...이미 머릿속에는 결혼식까지?
파스타집을 고른 32세 W문화재단 공연기획팀에 근무하는 영식의 선택은 탁월했다. 그러나 지나친 '확신'은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다.
그는 31세 전남 도자기 공예 국비지원 훈련센터에 근무 중인 영숙과 첫 데이트를 하며 모태신앙 등을 확인하며 호감을 드러냈다.
영식은 "영숙님에게 마음이 있지만 '나를 남자로 볼까?'라는 확신이 없었다. 확신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신이 이런 이유로 모태솔로가 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확신이 생긴다. 확신을 한 번 드려보겠다", "우리가 연인이 된다는 건 아니지만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퇴사하고 도자기 배우러 여수로 갈 거다"라며 직진을 이어갔다. 사람을 오래 보고 판단한다는 영숙은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당황스러워했다.
급기야 영식은 첫 데이트 첫 식사에서 "나중에 결혼할 때 중요하다"라며 갑자기 연봉도 공개했다. "괜찮다. 난 어차피 이 이상으로 더 벌 거다"라는 말과 함께였다. 제작진에게도 "영숙님에 대한 마음은 100%다"라고 밝혔다.
남자들과 대화할 때는 "너무 잘 맞았다. 서로 약속을 했다. 믿고 가자고"라며 흐뭇해했다. 영철이 "결혼식은 언제?"라고 묻자 "오실 거죠? 와야 한다"라며 너스레를 떨며 확신에 가득 찼다.
♦ 지나친 배려는 독... 사랑은 쟁취해야
‘인기남’ 31세 삼성전자 연구원 영호는 33세 뮤지컬 배우 현숙, 국가보훈처 산하 공공기관 직원 30세 순자, 35세 웹디자이너 정숙과 어색한 ‘3:1 데이트’를 즐겼다.
영호는 이미 현숙에게 마음이 가 있었다. 정숙은 데이트에서 돌아온 후 순자에게 "영호를 선택해 부담을 준 것 같다"라며 영호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놓았다. 정숙도 0표를 받아 속상했을 텐데 그 와중에 상대방을 걱정했다.
순자 역시 "영식님에게 미안하다. 괜히 선택을 잘못해 헷갈리게 만든 건 아닌가 싶기도 한다"라며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일을 미안해했다.
이후 영호가 정숙을 불러 자신을 선택해줬지만 대화를 깊게 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정숙 역시 "조심스럽지만 영호님의 마음이 어느 쪽인지 오늘로서 읽혔다. 오늘 두 분이 데이트를 했다면 되게 좋았을 텐데 내가 껴서 죄송하다고 말하려고 했다. 솔직하게 응원해 드리고 싶다"라며 영호를 배려했다
이들은 데프콘의 말처럼 '모태솔로=모태 선함'임을 보여줬다.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은 채 사랑과 전쟁을 벌이는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겠지만, 반대로 깊은 대화도 못 해보고 쉽게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배려하는 것도 독이 될 수 있다. 사랑은 쟁취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사진= 나는 솔로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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