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우려면 손 잡아야"…'연결'로 하나된 삼성·LG의 생존전략

조인영 2023. 1. 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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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결성 확대에 초점을 둔 스마트홈과 이를 이용하는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LG 씽큐'를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초연결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인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려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들이 일제히 '연결성'에 화두를 던지며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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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서 삼성·LG전자, '스마트싱스' 'LG 씽큐' 앞세운 스마트홈 소개
가전 생산·판매 사업 구조 벗어나 소비자 경험 축적한 새 사업 모델 제시 전망
'초연결 시대' 고도화 위한 관련 업계간 협력·생태계 확충 노력 지속될 듯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를 이용해 타사 가전을 제어하고, 타사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LG 가전이 제어되는 모습을 시연한다. LG 씽큐 사용자는 LG전자가 아닌 타사 제품을 앱에 등록해 제어할 수 있고, 타사 스마트홈 플랫폼 사용자는 무드업 냉장고를 앱에 등록해 냉장고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LG전자

#TV에 부착된 카메라가 집안 누수나 연기를 감지한다. 헬스케어 서비스로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원격 진료를 받은 뒤 처방전을 받는다. 차 안에서는 탑승자 상태를 카메라로 모니터링해 졸음이 오면 말을 걸거나, 공조장치를 가동해 맞춤 경험을 극대화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연결성(connectivity)'을 알리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단순히 기기를 연결해 이용 편리성을 제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보안, 건강, 스포츠, 반려동물 등 일상을 관통하는 서비스를 제시함으로써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든다는 데 초점을 뒀다.


양사가 실물 가전 보다 '연결성'이라는 개념에 집중한 것은 다가올 '초연결 시대'를 누구 보다 빨리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연결된 가전·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이용 습관, 빈도 등을 분석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이라는 진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발전한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 'LG 씽큐(ThinQ)'를 선보이며 이를 연계한 여러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CES 기간 가전 전시 보다는 지속가능(Sustainability), 스마트싱스(SmartThings), 파트너십(Partnership)을 키워드로 여러 스마트싱스 솔루션들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로봇 청소기 전원을 켜면 근거리에 있는 TV가 청소기를 인식해 자동으로 스마트싱스에 추가하는 상황을 구현하거나, 이사를 하더라도 번거로운 조작 없이 네트워크 재설정으로 한 번에 업데이트가 되는 장면을 연출해 극대화된 편리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집 안 모니터링 뿐 아니라 집 밖에서도 스마트싱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TV에 부착된 카메라가 집안 누수나 연기를 감지하며, 빈 집에 사람 형태가 인식되면 곧바로 알려준다.


집에 있는 부모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TV 내장 마이크가 소리를 인식해 즉각 자녀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건다. 차 안에서도 탑승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다 나은 주행 환경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LG전자도 전시장 내 마련된 HCA 부스에 무드업 냉장고, 워시타워, 에어로타워, 벽걸이 에어컨 등 4개 제품을 전시했다.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는 다양한 가전 및 공조업체의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들을 연동하기 위한 협의체로 삼성전자, LG전자, GE, 하이얼 등 15개의 회원사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HCA 회원사의 제품을 제조사가 아닌 회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에 등록하고 제어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타사 플랫폼에 무드업 냉장고를 등록해 냉장고 온도를 확인하거나 에어로타워를 등록해 제품을 켜고 끄는 장면을 연출했다. LG 씽큐 앱에 타사 세탁기를 등록해 남은 세탁 시간을 확인하거나, 스마트 온도조절계를 등록해 공조장치의 온도를 조절하는 장면도 소개했다.


집 밖에서 누리는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은 운전에서도 이어진다. 탑승자 상태를 카메라로 인지해 운전 부주의가 감지될 경우, 알려주거나 공조장치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결성 확대에 초점을 둔 스마트홈과 이를 이용하는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LG 씽큐'를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초연결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인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제품 이용 빈도, 서비스 선호도 등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기업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올해 CES 주제로 삼고, LG전자가 '고객 경험 확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제품을 만들고 파는 기존 형태의 사업에서 벗어나 다른 브랜드 기기들이 서로 연결돼, 소비자들의 이용 형태를 분석하는 수준의 시장이 형성되려면 무엇보다 그만큼의 규모가 마련돼야 한다. 몇몇 기업이 아무리 '초연결성'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서비스 다양화까지 이뤄지려면 대부분의 가전업체들이 참여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전업계 톱인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2억5000만명, 연결된 기기는 1억800만대 정도다. 글로벌 전체를 겨냥하려면 이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를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들이 일제히 '연결성'에 화두를 던지며 스마트홈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새로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스마트싱스 사업으로 매출을 내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기에는 시장이 아직까지 무르익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초연결에 따른 스마트홈 시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에는 다양한 사업 모델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의 서비스·플랫폼 선호도, 기기 이용 빈도 등 축적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거나, 반려동물 케어를 받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은 여러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고, 각자 선호하는 스타일을 만든다. 커뮤니티가 확장되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니즈도 생긴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경험이 쌓이면 '연결성'이라는 가치는 더욱 증대되며 사업성을 논할 만큼 스마트 생태계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유튜브의 성공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한다. 사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나 기업은 그에 걸맞은 수익을 제공받는 구조에서 비슷하다.


이러한 서비스의 다양화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스케일 확장'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삼성과 LG는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한동안 스마트홈 및 관련 플랫폼 기술 개발, 브랜드 가치 확대에 주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개최 예정이 여러 글로벌 전시회를 비롯해 내년 CES에서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의 강점이 극대화되도록 삼성전자 기기 뿐 아니라 300여개 파트너사의 약 3000종의 제품을 지원한다. 특히, 매터(Matter)와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표준도 지원해 사용자들의 기기 선택권과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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