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K2전차로 무장하는 폴란드 "우크라에 레오파르트2 지원"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산 레오파르트2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이 추진 중인 챌린저2 전차 지원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군 지상화력 강화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3국 정상회의를 가진 뒤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 계획을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 전차 14대를 인도할 계획”이라며 “(폴란드의 전차 지원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이 다른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 우크라이나 방위력이 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미국과 독일이 전차가 아닌 보병전투차량(IFV) 지원 의사만 밝힌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두 나라에 각각 M1 에이브럼스 전차와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사실상 폴란드가 독일 등을 겨냥해 전차 지원을 압박하는 모양새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 전차를 보내려면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독일은 자국산 무기나 주요 부품을 수입한 나라가 제3국에 이를 이전할 경우 반드시 승인을 받도록 계약에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독일 정부는 폴란드로부터 레오파르트2 이전 요청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독일의 전차 지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분간 독일 정부의 노선 변경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서방 국방당국 간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은 물론 한국, 일본 측 대표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K2 최대 1000대 도입
120㎜ 활강포를 장착한 레오파르트2 전차는 에이브럼스 전차와 함께 서방의 3세대 전차를 대표하는 양대 주자다. 지난 2003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캐나다군 레오파르트2 전차가 대전차지뢰를 밟아 폭발했는데 피해자가 아무도 나오지 않았을 만큼 방호력이 뛰어나다.
폴란드군은 현재 레오파르트2 계열 전차 250여대를 운용 중이다. 대부분 구형(A4ㆍA5)인데, 지난 2020년부터 독일 라인메탈과 협력해 폴란드 내에서 개량화를 진행 중이다.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군에 대응하기 위해 기갑 전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K2 전차를 최대 1000대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이 중 180대는 한국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폴란드 현지에서 면허생산할 계획이다. 초도 물량 10대는 이미 지난달 6일 폴란드에 도착해 검수와 전력화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폴란드가 K2 전차 도입을 서두르는 상황이어서 신형 전차 확보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 대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생산국인 독일 입장에선 난감할 수 있지만 반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우크라이나군은 노획한 러시아군 전차 수백대와 폴란드ㆍ체코가 제공한 옛 소련제 T-72 전차 등을 운용해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점령으로부터 영토를 해방하려면 서방제 탱크 300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전차 지원을 종용해왔다.
이에 최근 프랑스는 화력이 강한 정찰용 장갑차인 AMX-10RC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챌린저2 전차 10대를 지원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에게 전차 제공 등 지원 협력을 서두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11일 전했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차를 지원하자”는 연정 파트너(녹색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모습이다. 이는 전차 지원이 러시아에 공격 무기 지원 확대로 비춰 나토가 분쟁에 직접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같은 이유로 전차 지원에 대한 답을 계속 거부하는 상황이다.
한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절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나토 가입 지원을 재확인했다. 또 리투아니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탄약 지원도 약속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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