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에 500만원씩" 구미 공무원 여행 지원에…시민들 '부글'
“배낭여행? 누가 기획한 겁니까?” “어려운 시기에 굳이…?”
12일 오전 경북 구미시청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시민 비판 글이다. 최근 구미시가 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배낭여행 프로그램 기획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다. 평소 시청 자유게시판에는 게시물이 며칠에 한 건씩 올라오는데, 해외 배낭여행 프로그램 소식이 알려진 지난 9일부터 비판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100명에 최대 500만원 지원”에 시민들 “누가 기획했나”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9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공무원 창조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각을 위해 배낭여행을 기획했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실효성 있는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발굴 목적의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GGXP)’이다.
올 한 해 유럽과 미국 등 영어권 5개팀과 중국·대만·일본·베트남 등 아시아권 5개팀 등 10개 팀 100명에게 1인당 500만원 한도로 해외연수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대 예산 5억원을 관련 비용으로 책정한 셈이다. 공무원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구미시에 접목할 만한 아이디어들을 능동적으로 찾아보도록 유도하기 위해 ‘배낭여행’ 방식으로 기획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구미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쓴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시민은 “지금 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계시느냐”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물가까지 치솟고 있다. 다른 지역은 지원해주는 코로나19 지원금 한 푼 없다면서 공무원 해외여행 갈 돈은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구미시, 비판 들끓자 해명 “아직 구체적 내용 결정 안 돼”
구미경실련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공무원 해외연수 필요성은 당연하지만, 이번 계획은 시점·순서·금액·규모 측면에서 낙제점이다. 무엇보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통을 겪는 시민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했다”며 “500만원이 적은 돈인가. 1년에 100명씩이나 보낸다고 공무원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연수는 공무원 학습 동아리 활성화 지원 단계부터 국내 선진지 견학 지원을 거쳐 해외연수로 확대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구미시의 부채 상황은 경북 23개 시·군 중 가장 나쁘다. 구미시 부채는 2019년 1854억원에서 2020년 209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206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10.55%에 달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구미시는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구미시는 “구미시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구미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제별 직무 연수 프로그램으로서, 1인당 500만원은 연수 국가,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다”며 “기사에 보도된 바와 같은 단순 배낭여행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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