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일본 총리를 '우당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

윤종은 2023. 1. 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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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 하토야마 전 일본총리에게 우당특별상 수여

[윤종은 기자]

▲ 시상식 11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실에서 (재)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아래 우당재단, 이사장 이종찬) 주최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총리에 대한 '우당특별상 시상식'이 열렸다.
ⓒ 윤종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특별상 수상

1월 11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실 라일락홀에서 (재)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아래 우당재단, 이사장 이종찬) 주최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총리에 대한 '우당특별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부 대표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그리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상민 의원과 윤주경 의원이 참석하고 김성수 성공회 주교와 홍일식 고려대학교 전 총장 등 우당상 수상자와 독립 운동 후손 등 내빈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우당상'은 2019년 대한민국 수립 100주년을 맞아 1984년 설립된 우당장학회를 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으로 개편하고, 새로 우당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해오고 있다. 우당상은 독립지사 우당 이회영 선생의 자주 독립정신과 자유와 평등사상을 기반으로 한 인간해방과 사해동포주의의 실현, 나아가 세계평화 사상을 선양하기 위하여 제정됐다.

제1회(2019년) 수상자는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 제2회(2020년) 수상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 제3회(2021년) 수상자는 초대 주평양 영국대사 James Hoare, 제4회(2022년) 수상자는 전 고려대학교 총장이며 문화영토연구원장인 홍일식 등이며 작년 11월 17일 우당 순국 90주기 추모식에서 시상됐다.

한편 우당특별상은 우당 선생 순국 90주년을 맞아, 재단에서 국제적으로 시야를 넓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노력하는 분을 발굴하여 특별상을 시상한다. 이번 우당특별상으로 일본 총리를 역임했고,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는 용기있는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에게 수여되었다.
 
▲ 시상식 11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실에서 우당재단 주최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총리에 대한 '우당특별상 시상식'이 열렸다. 사진은 이종찬 이사장이 하토야마 총리에게 상장을 건네는 장면.
ⓒ 윤종은
 
용기있는 일본의 정치개혁론자

하토야마는 일본에서 야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용기있는 정치개혁론자이었으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하여 정치생명을 걸고 노력한 사람이다. 하토야마 총리가 중국과 한국에서 공히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일본 쇼비니즘을 초월하여 진정한 동북아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이후 7년 동안 한국을 왕래하면서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무한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주장해온 양식 있는 지한파(知韓派) 인사이며,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정치지도자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의 제국주의 통치에 대하여 철저하게 반성하고 있다. 2015년 방한하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무릎 끓고 속죄의 큰절을 올렸고, 이후 5년 동안 방한할 때마다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사죄하고 피해자를 위로하고 있다.

또한 총리 재직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반대했고,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가 개인의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인 의미로 소멸시킨 것이 아니라는 공식 답변을 했던 입장으로 돌아갈 것"과 "국제인권법 상 개인의 손해배상권은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에 의해 소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작년 9월 전남 진도 왜덕산 위령제에서 왜군 무덤 조성에 감사를 표시했고 이어 전북 정읍시 3·1운동 기념탑을 찾아 '일본의 무한 사죄와 무한 책임'을 밝히고, '3·1운동은 독립운동의 출발이며 민족자결운동의 발로'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하여 민주화운동 영웅에 감사했고 전남대학교에서 개최된 용봉포럼에 참석, "일본은 한국의 상처를 당한 분들에게 더는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용서해 줄 때까지 용서를 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하토야마의 선조들은 국회의장, 총리, 외무장관 등 중요한 직책을 두루 역임했지만, 그는 자민당에서 보장된 자리를 거부했다. 하토야마가 일본 정치의 개혁과 발전을 위하여 탈당하여 민주당을 창당하고 개혁을 추구했던 용기와 정의를 향한 신념을 우당재단은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인사말 11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우당재단 주최로 열린 우당특별상 시상식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총리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윤종은
 
하토야마의 우애정신과 평화주의가 우당 선생과 상통

특히, 우당재단에서는 "하토야마의 '우애정신'인 평화주의 사상과 동북아평화공동체 주장이, 우당 선생께서 주창한 자유와 평등사상과 선린우호를 통한 동북아공동체 구성 및 사해동포주의 취지와 동일하다. 그에 대한 우당특별상 수여를 계기로 한일 양국 국민 간에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고 한일 관계가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수상 소감을 통해 "본인은 할아버지인 이치로 전 총리의 영향으로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그리고 총리 시절에도 '우애의 정치'(友愛政治)를 내걸어 왔다"면서 "독립과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회영 선생을 기념하는 상을 받게돼 기쁘다. 우당상 수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한·일에 가로놓인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양국의 우호발전과 동아시아 평화 구축에 노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우당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 이종찬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하토야마 유키오 선생은 일찍이 일본 정치사에서 가히 '코페르닉스'적 정치 기적을 이룩하신 분으로 일본정치를 개혁하고자 노력한 그 용기와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각국이 이기주의 중심으로 치닫고 세계인이 모처럼 이룩한 글로벌 질서가 깨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하토야마 선생의 우애정신과 평화 사상이 우당 정신과 상통한다"고 말했다.
 
▲ 기념관 서울 중구 남산 이회영 기념관에 전시된 우당 형제들 사진 모습
ⓒ 이회영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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