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NCSI]경제위기 속…고객만족도는 올랐다
14개 중 11개 부문서 만족도 상승
비대면화 영향…톱 11개 중 8개 '병원'
지난해 어려운 경제 여건과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고객 중심 경영이 빛을 발하며 고객만족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생산성본부(회장 안완기)는 국내 82개 업종, 335개 기업·대학·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CSI)를 조사한 결과 78.4점으로 2021년의 78.1점에 비해 0.3점(0.4%)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이다. 이 조사는 한국생산성본부가 미국 미시간 대학 등과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했다.
335개 전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병원 업종의 세브란스병원으로 85점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년에도 84점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고객만족도 ‘톱(TOP) 11’에는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병원이 8개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의 삼성물산, 도시철도의 대구도시철도공사, 면세점의 롯데면세점 등도 포함됐다.
◆고객만족도 경쟁 치열=경제 부문별로는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14개 중 11개 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81개의 업종 중 지난해 대비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35개다. 전년도 53개에 비해 감소했다.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2점에서 최저 74점의 분포를 보이며 격차는 8점이었다. 생산성본부는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4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3개로 나타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선두기업들의 고객 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 간의 고객만족도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한 경제 부문은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과 ‘수도,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 재생업’,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으로 모두 전년 대비 1.3%(1.0점) 상승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전년 대비 0.8%(0.6점) 올랐고 ‘비내구재 제조업’은 0.6%(0.5점) 상승으로 뒤를 이었다. 업종을 살펴보면 ‘도매 및 소매업’과 ‘운수 및 창고업’, ‘금융 및 보험업’, ‘교육 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모두 전년 대비 0.5%(0.4점) 상승했다.
◆병원, 고객만족도·유지율 가장 높아=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 업종은 전년에 이어 이번에도 병원이었다. 고객만족도와 고객유지율이 높은 업종은 만족하면서 잔류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의 비율이 타 업종 대비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병원의 고객만족도는 82점, 고객유지율은 81%로 조사됐다. 생산성본부는 "병원이 코로나 이전 대비 오히려 높은 만족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환자 접점의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때문"이라며 "코로나 이전 내원 후 대면으로만 처리하던 접점들이 모바일앱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환자가 스스로 처리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과 지방은행은 모두 고객만족도는 80점, 고객유지율은 79%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은 LG전자의 사업 철수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심화,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고객의 제품 교체 주기도 길어지면서 시장은 전반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고객만족도 상승을 위해서 각 기업이 혁신적인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의 경우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금리 인상 기조를 빠르게 상품에 적용해 고객기대수준, 비용 대비 가치 측정에 대한 체감 수준 등에서 전년과 동일한 점수를 기록했다.
생산성본부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고객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고객유지율도 높아졌다"며 "고객유지율의 증가는 우량고객의 비율 증가로 이어져 해당 업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기업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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