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볼 때 피가 흠뻑… '암' 의심해야 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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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후 휴지에 피가 묻거나, 핏방울이 떨어져 변기가 붉게 물들면 당황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이때는 일단 출혈이 항문에서 발생한 것인지 장에서 발생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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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은 대부분 배변 시에만 발생하고 이내 멈춘다. 항문 출혈은 주로 치핵과 치열에서 발생하는데 증상을 잘 따져보면 쉽게 진단이 된다. 찢어지듯 강한 통증이 있으면서 선홍색 출혈이 있고 변을 다 본 후에도 통증이 10~20분 이상 지속되면 치열이 원인이다. 통증은 별로 없으면서 화장지에 붉은 피가 묻어 나거나 변기 물이 붉은 색으로 변해있다면 치핵으로 인한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암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진 교수는 "혈변이 있으면서 화장실에 자주 가는 배변 습관이 있거나, 변의 굵기가 가늘어졌거나, 잔변감이 동반되면 직장이나 하부 결장 암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암 중심에 궤양이 생기거나, 대변이 밀려나올 때 암 조직이 벗겨지면서 혈관이 노출돼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 또는 왼쪽 결장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은 혈변 외에도 점액변, 변비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오른쪽 결장에 발생하는 경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빈혈,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오른쪽 결장과 같이 결장 앞쪽에서 출혈이 있더라도 양이 많으면 선홍색에 가까운 색을 띨 수 있으므로 출혈의 양상만으로 항문 출혈과 장 출혈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서 과거 대장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는 장년의 경우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일부는 항문암이 원인일 수 있다. 항문암의 발생률은 전체 암 가운데 약 0.1%로 낮은 편이지만 한 해에도 수백 명에서 발생한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의하면 항문암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의 수는 2009년 178명, 2014년 234명, 2016년 253명, 2019년에는 322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유진 교수는 "항문암의 경우 숙련되지 않은 의사라면 단순 치질로 치부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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