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혼다', 전기차 대신 제3의 길 가다

김종철 2023. 1.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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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지홍 대표 신년간담회, "상반기중 100% 온라인 판매, 단일가격제 도입"

[김종철 기자]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사업계획 등 발표하고 있다.
ⓒ 혼다코리아
 
"솔직하게 당장 전기차 도입이 쉽지 않지만, 제대로 만들어서 (국내시장에) 들여올겁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등을 완전히 다른 판매전략으로 시장에 적극 대응하려고 해요."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 이야기다. 지난 10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 나선 그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최근 국내외 자동차시장은 전기차 등 친환경과 모빌리티 부문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반면에 혼다를 비롯해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시장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혼다 역시 최근 2030년에 선진국에 판매하는 자동차의 40%를 전동화하겠다고 발표했고, 2040년에야 비로소 100% 전동화 계획을 내놨다. 현대 기아차를 비롯해 벤츠와 베엠베(BMW) 등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2030년 전후로 내놓은 계획보다 크게 늦은 셈이다.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일본 혼다 본사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통한 신차가 오는 2026년에 나올 예정"이라며 "전동화에서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발 주자라고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혼다'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대로 된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며 "그 사이 하이브리드차 등을 더욱 발전시키고, 고객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통한 서비스 만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없는 혼다코리아, 제3의 길을 가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국내 소비자들은 혼다의 전기차를 당분간은 접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현재 미국서 열린 세계최대규모의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혼다는 소니와 합작해 전기차 '아필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시제품 성격의 제품인데다, 빨라야 국내 도입은 2026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혼다코리아는 친환경 하이브리드를 강화하고, 기존 판매사(딜러) 중심의 전통적인 판매 체제를 전면적인 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빠르면 오는 4월, 늦어도 상반기까지 모든 자동차를 소비자가 직접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시승 예약부터 계약과 결제, 잔금 등 구매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할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2년동안 딜러사들과 꾸준히 소통했고, 직원 재교육 등으로 통해 새로운 자동차 판매 문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서울모터쇼에서 수입차 업계에선 처음으로 '혼다 큐레이터(해설자)'를 통해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을 소비자에게 설명했었다"면서 "당시만해도 신선한 충격이었고, 소비자들도 크게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혼다코리아 오프라인 매장에 근무하는 판매 영업사원을 '혼다 큐레이터'로 전환하고, 매장 역시 차를 구매하는 곳이 아닌 경험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겠다고 했다.

100% 자동차 온라인으로 판매혁신…올해 안 신차 5종도 내놓을것
 
 혼다의 중형 SUV CR-V
ⓒ 혼다코리아
 
혼다의 이같은 전면적인 온라인 판매방식은 기존 수입사와 판매사(딜러) 중심의 시장 판매 체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존 판매사들간의 과당 경쟁과 들쑥날쑥한 차량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는 "'원 프라이스(단일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들은 보다 투명하고 편리한 자동차 구매 문화를 경험할 것"이라며 "이미 호주 혼다에서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름 잘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혼다는 올해 5종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했다. 모두 기존 제품의 새로운 버전이다. 빠르면 오는 4월께 혼다의 인기 모델인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 씨알-브이(CR-V)가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출시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너무 늦지 않은 따뜻한 봄에 소비자들에게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신형 CR-V부터 온라인 판매로 진행되며,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온다. 중형 세단인 어코드와 대형 SUV 파일럿도 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올해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판매목표를 세우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지만, 오래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를 80%까지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반도체 공급과 부품 등 이슈가 여전하지만, 판매 혁신과 소비자 만족 극대화로 위기를 넘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혼다코리아의 판매 혁신을 통한 '제3의 길'이 통할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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