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北·中 위협 대응 안보 협력 강화…우주까지 안보조약 확대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각 동맹도 심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방위비 증액과 반격 능력 강화를 담은 일본의 새 국방전략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안보 조약을 우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1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2+2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지난 10월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불법적이고 무모한 미사일 발사에 직면해 있다”며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고 필요 시 억제를 위해 한국과의 3자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야시 외무상도 “우리는 지난 1년간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미·일의 입장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우린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포함해 북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심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일은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도 입장을 같이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외교 정책은 국제 질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구성하고, 이를 위해 정치, 경제, 군사 및 기술 역량을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며 “이러한 행동은 동맹과 전체 국제 사회의 심각한 우려이고,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 가장 큰 전략적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도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등에서도 같은 뜻을 확인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중국은 전례 없는 도전이다.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그들의 이기심은 미·일 동맹의 큰 우려”라며 “우리는 미국과 연합해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시도에 대해 지속해서 이의를 제기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우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능력을 사용해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에 따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장관들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와 최근 발표된 미국의 핵 태세 검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번 주 기존 방위 조약을 우주까지로 확대하는 새로운 조약에 서명할 방침이다.
공동성명은 또 “장관들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오랜 통치를 약화하려는 행동을 포함해 동중국해에서 무력으로 현상 유지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중국의 강화된 시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은 안보조약 제5조가 센카쿠제도에 적용됨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센카쿠 제도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이다.
미·일은 또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에 주둔한 해병대를 해병연안연대로 재편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린 동중국해·남중국해, 대만 주변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통 관심사를 포함해 여러 문제를 논의했다”며 “우주와 사이버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는 데 있어 한국, 호주, 그리고 기타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과의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 역시 포함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주에서의 군사적 위협이 ‘명백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며 “미·일 안보조약 5조를 우주에도 적용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일은 공동성명에서도 “우주에 대한 공격은 동맹 안보에 명백한 도전이 된다”며 “그러한 공격은 특정 상황에서 미·일 안보 조약 제5조의 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일본은 방위비를 2배 늘리기로 한 국방개혁안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끌어냈다. 블링컨 장관은 “2027년까지 방위비를 2배로 올리겠다는 일본의 방침에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했다. 오스틴 장관도 “방위비를 크게 늘리고, 국방 기관과 인프라 및 역량에 투자하겠다는 일본의 약속은 자신의 방어를 더욱 강화하고 오늘날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특히 “양국이 일본의 반격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양자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또 “기술 개발을 동맹 역량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 협력과 신흥 기술에 대한 공동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13일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정상회담에서 (첨단 반도체 등) 기술 분야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며, 우리(미국)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통제와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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