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후계자]③이규호, 모빌리티 도약 내딛다
이웅열 회장 장남이지만 소유지분 '0'
경영능력 인정 받기 위한 시험대 올라
편집자주 - 새해가 시작됐지만, 기업들이 직면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와 저성장이라는 '3고1저' 복합위기가 도래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기업의 움직임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은 경영 리더십이다. 가업을 이어받고자 경영 최일선에 나선 재계의 MZ세대 3,4세 후계자들이 어떤 대답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룹의 흥망성쇠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시장을 개척하거나 시대 변화에 맞춰 회사의 경영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의 활약상을 한발 먼저 그려본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공식 출범했다.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 아우디, 볼보, 지프 등 6개 브랜드의 유통 판매를 기반으로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 연간 5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에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로 승진한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사장이 진두지휘 한다.
이 대표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구조 혁신과 미래가치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성장은 이 대표의 그룹 승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이 대표는 벼랑 끝에 선 경영자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오너의 장자지만 실적을 내지 못하면 그룹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려 있다.
이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던 지난 2018년 "아버지로서 재산은 물려주겠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은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코오롱 지분은 49.74%로, 이 사장은 단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적으로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처지다.
코오롱그룹은 올해 경영환경을 ‘대위협의 시대’로 정의하며 코오롱만의 성장법칙으로 위기 너머의 기회를 향해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기 임원인사도 예년보다 앞당겨 지난해 11월에 실시했다. 연말연시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위기 대응능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4세인 이 사장이 스스로 시험대에 올랐다.
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을 분리했다. 2012년 코오롱건설과 코오롱아이넷, 코오롱비앤에스 3사 합병으로 탄생한 코오롱글로벌을 다시 건설·상사부문과 자동차부문으로 나눈 것이다. 자동차 부분이 바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모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수입차산업협회는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가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작년 등록된 수입차는 총 28만3435대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12월 한 달간 등록된 수입차만 2만9640대로 월간 기준으로 최근 약 2년 내 가장 많은 수입차가 등록됐다
반도체 공급난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는 사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중심으로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운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브랜드 마다 신형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친환경차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이 같은 수입차 시장 확대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분할 전인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판매 부문의 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7035억원, 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10% 늘어났다.
신차 유통 사업으로는 2021년 딜러십 계약을 추가한 폴스타와 같은 브랜드를 지속 도입하고, 전기 오토바이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더한다. 구독 및 시승 플랫폼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전철원 대표는 세일즈와 A/S 네트워크 관리 등 영업 기반을 다진다.
1984년생인 이 사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2020년부터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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