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Y 68% 급등… 또 요동치는 ‘밈주식’ [3분 미국주식]
파산 위기에 놓인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체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이하 BBBY)가 12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거래소에서 68%나 급등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뉴욕증시의 하락장에서 맥락 없이 급등락한 ‘밈 주식’의 대표주로 꼽힌다. 이날 주가 상승에도 실적 호전과 같은 기업 내부의 호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물가상승률 둔화의 기대감에 편승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68.6%(1.42달러) 상승한 3.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강세는 본장을 마친 뒤 시간외매매에서 계속됐다. 애프터마켓에서 오전 7시20분 현재 19.23%(0.67달러) 상승한 4.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7일 22.49% 급락한 1.31달러에 마감된 뒤 이번 주 들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0일 23.66%, 11일 27.78%씩 오르더니 이날 상승률을 60%대로 끌어올렸다. 마감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66%나 폭등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부채를 늘렸고, 기업 실적도 악화돼 파산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6일 “부채 구조조정, 추가 대출, 자산 매각과 파산법에 따른 구제 조치 신청까지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닝 쇼크’도 기록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지난 11일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 3분기(9~11월) 실적에서 “분기 매출이 12억6000만 달러, 주당순손실이 3.65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망치인 매출 13억4000만 달러, 주당순손실 2.23달러를 모두 크게 밑돌았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경영난만 보면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는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회원들의 선동이나 괴소문으로 호재나 악재 없이 등락하는 ‘밈 주식’의 전형적인 유형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밈(meme)’은 인터넷상에서 맥락 없이 형성돼 인기를 끌게 된 문화 요소를 칭하는 말이다. ‘밈 주식’은 언제나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돼 갑작스러운 매도세에 휘말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악명을 떨친 ‘밈 주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종목은 미국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다. AMC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92달러까지 21.18%(0.86달러) 급등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상승세를 따라갔다.
AMC의 상승에서도 기업 실적 개선과 같은 호재는 찾기 어렵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한 영화 관객 증가에 대한 기대감만이 AMC의 실현되지 않은 성장을 담보하는 유일의 재료다.
AMC 경영진은 노골적으로 레딧 회원들의 투자 심리에 편승하고 있다. AMC는 추가 현금을 조달할 수단으로 모든 주주에게 배당한 우선주의 티커를 ‘APE’로 설정해 지난해 8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APE’는 유인원을 뜻한다. 레딧 회원들은 생각 없는 투자자를 유인원에 비유해 조롱해왔다. AMC 우선주 티커는 레딧 회원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밈 주식’을 포함한 뉴욕증시의 상승장을 이끈 건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를 확인할 지표로 지난해 12월 CPI가 12일 밤 10시30분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된다. 시장은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대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을 종합해 지난해 12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6%로 전망했다.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하게 하락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상승률은 7.1%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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