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귀환 본격화? 연초 증시 상승 동력되나
삼전·SK하이닉스 등 반도체株 강한 매수세
새해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연초 지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업황 부진으로 그동안 매도 물량을 쏟아 냈던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인 11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62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달인 12월에 1조6995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로 한때 20%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도 30%대를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지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를 2236.40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11일 종가가 2359.53으로 5.51% 상승했다. 첫 이틀간 하락하면서 장중 2200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제는 2400선을 노리고 있다.
동학개미로 불리며 증시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2조4271억원 순매도하며 변심한 상황에서 외인들의 매수세 유입이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일 20억원 순매도로 6거래일 연속 순매수세가 끊어지기는 했지만 11일 349억원 순매수로 다시 매수 우위가 나타나는 등 자금 유입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국내 증시가 워낙 많이 하락해 가격적인 매력이 생긴데다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매수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만에 1240원대로 하락했고 장중에는 123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화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환율 상승은 종국에 국내 주식을 매도해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팔때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불리하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로 환산시 금액이 커지는 효과가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월 효과’는 외국인이 좌우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강한 매수세는 향후 증시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월 효과는 새해를 맞아 정부 정책의 기대감으로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신한투자증권은 바닥권 수준인 외국인 지분율과 부담이었던 강 달러도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매수 확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수급 강도와 기간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로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바닥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 만으로 대규모 매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환율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미국-비미국 간의 경기차 영향과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2년 수준으로 절하됐으나 지난해 10월 저점 이후 반등했다”며 “추가적인 반등이 이어진다면 외국인 매수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수 반등 여부와 함께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주라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1·2위 종목은 삼성전자(7300억원)와 SK하이닉스(2610억원)인데 바로 직전달이었던 지난해 12월 이들 두 종목은 외국인 순매도 1·2위 종목이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양사 주식을 각각 7489억원과 54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업황 부진 지속에도 실적보다 선행하는 주가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분위기다.
최유준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주가와 수급은 선행성이 강하다”이라며 “외국인 수급은 이익 전망치가 정체되면서 지속 이탈하고 이익 하향이 진행되고 나서 유입되며 하향 속도가 정점을 통과하면 매수 강도를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 전망치는 현재도 하향되지만 가격 방어의 공급 전략 변화 기대감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달 말에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에서 전략 변화를 확인한다면 수급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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