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조상현 '동기부여 리더십', 초보 감독 물음표 지웠다

김영서 2023. 1.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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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반기 단독 2위 지휘
대표팀 감독 이어 프로팀 첫 지휘
부임 후 선수단 동기 부여 통해
'숨은 인재' 윤원상·정인덕 발굴
팀 리바운드·최소 실점 1위
'선 수비 후 역습' 효율적 농구
"안주하지 않고 후반기 잘 준비"
10일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창원 LG 경기에서 조상현 LG 감독이 경기 중 공을 잡고 미소 짓고 있다. 잠실학생체육관=정시종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가 전반기를 단독 2위로 마쳤다. 조상현(47) LG 감독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는 평가다.

조상현 감독은 ‘프로농구 초보 감독’이다. 서울 SK, 부산 KTF(현 수원 KT) 등에서 선수 생활한 조 감독은 은퇴 후 고양 오리온(현 고양 캐롯)과 남자 농구대표팀에서 10년 코치 생활을 가까이 했다. 2021년 김상식 현 안양 KGC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이듬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LG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프로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다.

프로팀을 처음 맡은 조상현 감독에게 물음표가 붙은 까닭에 LG는 당초 상위권 후보로 꼽히지 않았다. 팀 컬러가 뚜렷한 SK, 베테랑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이 우승 후보였다.

조상현 감독이 평가를 뒤집었다. 시즌 전 통영에서 치른 KBL 컵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다. 정규리그에서도 5연승을 하는 등 올스타전 이전 전반기를 단독 2위로 마감했다.

조상현 감독은 ‘숨은 인재 찾기’로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한다. 대상은 윤원상, 정인덕 등이다. 이전까지 프로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던 이들은 조 감독 부임 후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 감독은 “내가 성장시키기보다 본인들이 간절함을 갖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예쁘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어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인덕은 지난 10일 서울 SK와 벌인 2022~23시즌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85-61 승)에서 11점을 터뜨려 개인 최다 득점 기록(10점)을 경신했다. 그의 활약이 기록에 충분히 나타나진 않았지만, 골 밑 수비와 상대 장신 선수(최준용, 자밀 워니) 매치업에서 큰 영향력을 끼쳤다. 중앙대 출신 정인덕은 유니폼을 벗고 일반병으로 복무하다가 전역 후 3년 만에 다시 LG에 둥지를 틀었다.

농구공을 잠시 놓았던 정인덕은 오프 시즌 동안 새벽 운동을 자청하며 조상현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잘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는 심정이었다. 한 번 부딪혀보겠다는 생각으로 (코트장에 다시) 왔다”고 돌아봤다. 조 감독도 “프로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런 선수를 중용하겠다. 인덕이는 새벽 운동을 마다치 않았던 선수”라고 칭찬했다.

조상현 감독 부임 후 LG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배경에는 선수들의 숨은 능력을 끌어내는 조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 LG 주장 이관희는 “시즌 전 우리 팀 뎁스(선수층)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뎁스가 좋아졌다기보다 조상현 감독님께서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렸다. LG가 상위권에 있는 건 감독님의 능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상현 감독의 농구 스타일은 ‘선제 수비 후 역습’이다. 효율적인 농구를 표방한다. 10일 기준으로 경기당 팀 평균 득점(79.2점)은 리그 전체 8위이지만, 리바운드(37.8개)는 전체 1위다. 팀 최소 실점(76점) 1위다. 속공은 경기당 4.6개로 SK(6개)에 이어 2위다. 조 감독은 “나는 5대5 게임, 공격 리바운드, 중거리 지역 장악을 수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조상현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좋은 선물을 받았다. 부임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주장인 이관희에게 혹독하게 한 게 있다. 그렇게 신경 쓴 부분이 지금 결과로 나오고 있다. 아직도 과정이라 생각한다. 전반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즌이 끝날 때 그런 평가를 받아야 결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 안주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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