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박수밀의 고전필사 '고독과 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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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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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치를 보며 기웃거리거나 남을 따라 휩쓸리지 않고 자신에게 당당하며 기꺼이 홀로 걸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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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한다. 오늘은 박수밀 한양대학교 교수의 저서 에서 세월의 무상함과 인생의 외로움 또한 담담히 받아들였던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본다. 글자수는 710자.
인생은 외롭습니다. 좋았던 관계가 괜한 오해로 틀어졌을 때, 누구도 손 내미는 이 없다는 막막함이 밀려올 때, 삶은 참으로 외롭습니다. 때로는 사랑하는 이가 옆에 있어도 외롭습니다. 김태준은 에서, 아내와 아기가 옆에 있되 멀리 친구를 생각하는 것도 인생의 외로움이요, 오래 그리던 친구를 만났으되 그 친구가 도리어 귀찮음도 인생의 외로움이라고 했습니다. 외로운 세상에 질병으로 고통 받고 먹고사는 일에 쫓겨 사느라 쉬지도 못하고 살아갑니다. 어찌해야 이 외롭고 힘든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외로움은 극복되지 않습니다. 그저 견디는 것이죠. 그러니 잘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옛 사람들은 홀로됨을 사랑하고 자신을 벗 삼았습니다. 남의 눈치를 보며 기웃거리거나 남을 따라 휩쓸리지 않고 자신에게 당당하며 기꺼이 홀로 걸어갔습니다. 박쥐를 보세요. 박쥐는 새도 아니고 짐승도 아닙니다. 다만 박쥐일 뿐입니다. 굳이 새의 무리에 낄 이유도 없고 짐승의 무리에 낄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박쥐면 족합니다. 이 당당함이 나를 지키며 나아가게 합니다.
그리고 옛 사람들은 자족(自足)할 줄 알았습니다. 자족은 만족과 다릅니다. 만족이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면 자족은 어떠한 상황이든지 상관없이 긍정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인생은 내가 가진 것에 족하고 감사하면 그뿐, 우리는 내가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박수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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