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노조 마음에 달렸다

김지훈 2023. 1.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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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주요 은행이 영업시간 단축 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정상화 압박을 가하며 영업시간이 다시 늘어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은행 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라는 '협상 카드'를 내주는 대신 임단협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임단협을 맺지 못했는데, 이 은행 노조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뒤에야 영업시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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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변경은 노사 합의하에만 가능
‘협상 카드’로 임단협 교섭권 키우려는듯
은행 내부서 ‘정상화 아닌 개악’ 불만
9일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ATM)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주요 은행이 영업시간 단축 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정상화 압박을 가하며 영업시간이 다시 늘어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은행 노동조합은 영업시간 정상화를 주력 협상 카드로 삼아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은행노조가 가진 강력한 카드는 영업시간 정상화 관련 합의”라며 “이미 임단협이 타결된 은행들은 물론이고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은행들도 이 점을 지렛대 삼아 더 많은 성과급 등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2020년부터 영업시간 단축에 나섰다. 이어 2021년 7월부터는 전국 단위로 영업시간을 단축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짧아진 영업시간이 장기간 지속되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대출을 받으려면 연차를 써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문제는 영업시간 정상화 여부를 노사 간의 합의 하에 이루도록 각 은행과 노조가 합의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 탓에 은행이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영업 시간을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일선에 나서 직접적으로 영업시간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사측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노조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이도 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은행 노조는 영업시간 정상화라는 ‘협상 카드’를 내주는 대신 임단협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을 마친 은행들의 2022년 임단협 결과를 보면 KB국민은행은 성과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 신한은행은 성과급 361%에 중식대 증액 등을 얻어냈다. NH농협은행도 성과급이 400%에 달한다.

직전년도의 경우 국민은행은 특별격려금이 아예 없었고 신한은행은 성과급 300%, 농협은행은 350%에 그쳤다.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직 임단협을 맺지 못했는데, 이 은행 노조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뒤에야 영업시간 정상화가 궤도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은행 내부적으로는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직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부 입장에서 보면 영업시간을 늘리는 게 ‘정상화’지만 직원 입장에서 보면 2년간 유지해왔던 근로환경을 개악시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직원 복지에 앞장서야 할 노조가 영업시간을 되돌리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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