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앞 파도 넘실, 주전자 빠진 우동…후쿠오카 '사진발 맛집'
백종현 2023. 1. 12. 05:01
후쿠오카는 일본 남부 규슈 지역을 대표하는 미식 도시다. 바다와 가까워 해산물이 풍부하고,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로 다양한 음식 문화가 뿌리내려 있다.
일본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11월 후쿠오카에서 발견한 몇몇 식당을 꺼내놓는다. 소위 ‘사진발’ 잘 받는 곳 위주로 골랐다. 맛도 맛이지만,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건지는 게 중요한 여행자를 위한 리스트라 하겠다. 역시 먹는 게 반이고, 남는 건 사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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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전망 누리며 초밥 한입
후쿠오카와 기타큐슈 사이에 자리한 후쿠츠는 그림 같은 해안 풍경으로 유명한 도시다. 3㎞가량 해변이 이어지고, 백사장을 따라 식당과 카페가 줄지어 있다. 후쿠마 해변의 스시집 ‘우미노이로’에서 맛본 점심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一’자형 테이블과 창이 마주 보고 곧게 뻗은 구조. 덕분에 밥상머리 앞 풍경이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이었다. 눈앞에서는 요리사가 분주하고 섬세한 손길로 초밥을 만들고, 창 너머로는 파도 타는 서퍼들이 한가로이 넘실거린다. 살아 있는 전복 위에 화이트와인을 부어가며 구워 먹는 ‘활전복 스테이크’가 가장 포토제닉한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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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에 빠진 우동
하카타의 ‘아카초코베’는 현지인도 줄 서서 먹는 우동 맛집이다. 가게 곳곳에 놋주전자가 주렁주렁 걸려 있는 게 이색적인데, 물론 막걸리를 내는 가게는 아니다. 주전자에 담기는 건 바로 우동이다. 주전자 안쪽에는 면을, 주둥이에는 젓가락을 꽂아서 상에 올린다. 누가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손님 대부분이 젓가락을 집기 전 카메라부터 든다. 주전자에 담긴 면은 낫또나 대창을 넣은 쯔유에 찍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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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전통의 사케
일본 술 애호가라면 ‘이시쿠라 주조’가 필수 코스다. 하카타 유일의 사케 공장으로, 후쿠오카산 쌀로 술을 담근 역사가 150년 세월을 헤아린다. 1870년에 건축한 주조장 건물은 유형문화재로 등록돼 있을 만큼 공간이 주는 힘이 남다르다. 공장 견학은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사케를 시음해볼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따라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먹다가, 어느새 반해 사케 두 병을 사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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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이 반한 스시집
아카사카역 인근의 ‘아지 타케바야시’는 2014년 ‘미쉐린(미슐랭) 가이드’가 처음 후쿠오카 지역을 다뤘을 때 별 하나를 내린 요릿집이다. 일본식 코스 요리 전문점으로, 오너 셰프인 타케바야이씨가 같은 자리에서 30년 손맛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 도자기 그릇과 꽃‧단풍잎 등을 활용해 음식을 연출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보니, 음식을 받아들면 먹음직스럽다기보다 아름답다는 감탄이 먼저 나온다. 예약이 필수고 계절마다 메뉴가 달라진다.
후쿠오카(일본)=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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