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공격 가정 내달 ‘확장억제 연습’

尹 대통령, 국방부 업무보고 받아
“공격 당하면 100배, 1000배 응징”
11일 연속 한미연습도… 역대 최장

지난해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미국 B-52H, F-22, C-17이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올해 국방 목표로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을 제시했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다음 달 미국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한·미는 또 올해 전반기 연합연습을 11일간 연속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는 역대 연합연습 중 가장 긴 연속 훈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의 국방정책을 보고했다. 국방부는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공세 전략’을 올해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윤 대통령은 “상대방 선의에 의한 평화, 어떻게 보면 지속가능하지 않은 평화를 가짜평화라고 한다”면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선 북한 도발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공격을 당하면 100배, 1000배로 때릴 수 있는 KMPR(대량응징보복) 능력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공격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며 “KMPR을 확고히 해서 아예 도발 심리 자체를 눌러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정보공유·협의절차·공동기획·공동실행 등 4개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심화할 방침이다. 공동실행의 일환으로 2월 하순 미국에서 실시되는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은 북한 핵위협부터 핵공격까지 단계적 상황을 가정하고, 한·미 국방부가 협의를 거쳐 상황별 대응 전략을 도출하는 토의식 훈련이다. 한·미 정보공유의 범위도 북한 핵·미사일 정보는 물론 역내 미국 핵전력의 배치 및 운용 현황까지 획기적으로 확대된다.

한·미는 올해 전반기 연합연습을 11일간 연속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주말에 훈련을 잠시 중지했지만, 실전적 성격을 배가하기 위해 주말에도 중단 없이 훈련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표적을 추적하기 위한 자체적 대북 감시·정찰능력도 강화한다. 군은 올해 하반기 정찰위성 1호기를 지구 궤도에 쏘아올리고, 지난달 2차 시험비행에 성공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도 올해 최종 시험발사할 예정이다.

초정밀·장사정 미사일을 확충하고,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도 확보하는 등 ‘한국형 3축체계’도 보다 공세적으로 탈바꿈한다. 한국형 3축체계는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압도적 전력으로 대규모 보복에 나서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이뤄진다.

이날 보고에는 ‘북한 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개념 발전’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능력 확보’ 등의 표현도 담겼다. 이는 문재인정부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를 꺼렸던 내용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이를 교란·파괴한다는 개념은 선제 타격과 유사하다.

정우진 문동성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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