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 ‘사기 당한 게 죄’라는 가혹한 손가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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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당하고 나라에 피해 보상하라는 거냐." "억울한 건 알겠는데 정부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
지난 10일 국토교통부에서 마련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설명회를 다룬 국민일보 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들이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은 보증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로 나뉘는데, 이날 설명회에 온 임차인 대부분은 보증보험 미가입자였다.
피해 임차인 대부분은 이제 막 독립을 시작해 전 재산을 전세 보증금에 넣은 사회 초년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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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당하고 나라에 피해 보상하라는 거냐.” “억울한 건 알겠는데 정부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
지난 10일 국토교통부에서 마련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설명회를 다룬 국민일보 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들이다. 설명회에 직접 가 보니 참석한 피해 임차인들은 대부분 20~30대 직장인이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인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차를 쓰고 와야만 했다.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은 보증보험 가입자와 미가입자로 나뉘는데, 이날 설명회에 온 임차인 대부분은 보증보험 미가입자였다. 이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빌라왕’이 사망하면서, 혹은 임대인이 차일피일 절차를 미루면서 가입을 하지 못했다.
피해 임차인들은 변호사 선임비를 충당하거나 경매 진행을 위해 신용 대출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차인들을 구제할 방법은 저리 대출이나 법률 지원, 임시거처 제공 등 간접 지원밖에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지난한 과정에서 ‘사기당한 사람이 죄’라는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전세가가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깡통’ 빌라를 전세로 들어간 임차인도 잘못이라는 것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있다. 깡통 주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보증보험만 들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의 도덕적 해이로 보증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언급했다.
피해 임차인 대부분은 이제 막 독립을 시작해 전 재산을 전세 보증금에 넣은 사회 초년생들이다. 이들에게 ‘사기당한 게 잘못’이라는 손가락질은 가혹하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상 문제가 없으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이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빌라왕’들이 활개 치고 다니도록 내버려 둔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사회 초년생이 시행착오의 대가로 물어야 하는 금액치고 수억원의 빌라 보증금은 너무 가혹해 보인다.
심희정 경제부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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