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서 한때 항공기 운항중단…전산 오작동 탓(종합)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전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11일(현지시간) 오전 한때 몇시간 동안 전산 오작동으로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 증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오전 일찍 전산망 오작동을 이유로 모든 국내선 항공편의 운항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후 동부시간 오전 9시를 앞두고 중단 명령 조치를 해제하고, 뉴욕 뉴어크 리버티 공항 등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항공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조종사 등에게 실시간 필수 비행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노탐(Notice to Air Missions) 시스템에서 오류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FAA는 성명을 통해 "미 전역에서 정상적인 항공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면서 "노탐 시스템을 완전히 복구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노탐 시스템의 결함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운항 재개에도 불구하고 이날 몇시간 동안의 중단 사태로 인해 한동안 곳곳에서 출발 지연, 취소 등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편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직후까지 미 전역에서 43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WP는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편수가 중단 사태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은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FAA와 주요 항공사들은 승객들에게 이번 사태의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며 여행 전 항공사에 최신 항공편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고, 그들은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다"며 "당국이 몇시간 내에 원인을 파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역시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사후 조치 프로세스를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아직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 계정에서 "현 시점에서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없고, 바이든 대통령은 원인에 대한 전면적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주요 항공주의 주가는 개장 전 하락세를 보이다 이후 운항 재개 소식에 따라 1% 안팎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