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든 괴한이 아프간 카불서 자폭…탈레반 "외교부 20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또다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테러로 탈레반 정부 직원 등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카불에 위치한 아프간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 가방을 든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렸다.
공보부 간부인 우스타드 파리둔은 "자폭범은 외교부 청사로 진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하지만 이 폭발로 정부 직원 등 20명이 사망했고 많은 이가 다쳤다"고 말했다.
외교부 인근 도로에 여러 구의 시신이 놓인 사진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됐다.
탈레반 측에 따르면 이날 외교부에는 중국 대표단이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폭 테러 당시 외교부에 중국 대표단이 머물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테러가 발생하자 탈레반 당국은 현장으로 치안 병력을 급파,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수사에 나섰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나 조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 아프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상당수는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주도하고 있다.
IS는 지난달 12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카불 호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작년 9월 러시아 대사관, 지난달 2일 파키스탄 대사관 등 카불 주재 외국 대사관을 겨냥한 공격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카불의 군 비행장 인근에서 폭탄 공격을 감행해 1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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