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58) 아버지
2023. 1. 12. 00:25
아버지
신필영(1944∼ )
일등이 되겠다고
생을 걸지 말거라,
들풀 같은 이웃들의
상처를 품어가며
더불어 바다에 닿는
강물이면
족하다
-서 있는 詩(책만드는집)
아버지의 눈물
어머니를 소재로 한 시는 많다. 어머니를 제목으로 한 시를 쓰지 않은 시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모성은 그만큼 영원한 시의 소재다. 모태(母胎)에서 어머니의 일부였고,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랐으며, 어머니의 절대적인 보호가 없었다면 생존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그에 비해 아버지를 다룬 시는 많지 않다. 연약한 어린 시절, 품에 끼고 키운 어머니의 희생적 사랑에 비해 아버지는 체온을 나눈 기억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그 울림이 크다. 인생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는 바로 우리의 아버지들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눈물은 흔히 보았지만, 아버지의 눈물을 본 기억은 드물다. 가정을 지킨 병풍 노릇을 한 아버지는 울음도 속으로 울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아버지의 속 깊은 눈물을 닦아드리자.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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