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11일연속 첫 실시…‘발사의 왼편’ 작전도 전략화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올해부터 공세적인 대북 억제력 확보를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올해 한·미 연합연습은 역대 최장 기간 실시되고, 북한 미사일 발사 전에 이를 교란·파괴하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개념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1일 연두 업무보고에서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을 사상 처음으로 11일 동안 이어지는 최장기 훈련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훈련 명칭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지어진 ‘프리덤 실드’(FS·자유의 방패)다.
지금까지 연중 전·후반기 두 차례 진행된 한·미 연합연습은 5~6일간 실시되고 주말에 쉰 뒤 재개하는 1·2부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부턴 휴식 기간 없이 24시간 훈련으로 전환된다. 군 당국자는 “실제 전투 상황을 반영해 여러 작전이 연속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여단급 ‘쌍룡 연합상륙훈련’을 사단급 규모로 확대 시행하고, 20여 개 연합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FE)’ 수준으로 시행한다. 연합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과거 독수리 훈련은 매년 상반기 키 리졸브(KR·Key Resolve) 연습,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FG)과 함께 3대 한·미 연합연습이었는데 2019년 종료됐다.
국방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압도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3축 체계(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 중 킬 체인의 하나인 ‘발사의 왼편’ 개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이를 교란하고 파괴하는 개념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사의 왼편’은 사이버 공격, 전자기탄(EMP) 등을 통해 교란을 일으켜 미사일 발사 자체를 막거나 엉뚱한 곳에 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북한 전역의 전쟁 지도부와 핵심 시설 등을 파괴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 확충을 위해 현무 계열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파괴력을 키우는 한편, 일명 ‘참수 부대’로 불리는 특수임무여단 전력도 보강키로 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한·미 국방장관 간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오는 2월 하순부터 매년 정례화해 실시한다. 군 당국은 올해 하반기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800㎏급 정찰위성 5기를 지구 궤도에 순차적으로 안착시킬 계획이다. 최근 북한은 오는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고 최단기간 내 발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범과 관련한 대응책도 내놨다. 이 장관은 업무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북한 소형 무인기는 군사적 측면에선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어서 그동안 (대응) 우선순위가 떨어져 있었다”며 “이번 사태가 국민의 불안감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대응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박진 장관은 “북한의 선의에 의존하는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북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 핵무기) 정보 공유·공동 기획·공동 실행 등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근평·박현주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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