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대중 수출 혹한기…무역적자 올 열흘만에 63억달러
침체의 늪에 빠진 반도체·중국 시장 여파로 새해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열흘 만에 무역적자는 62억7000만 달러(약 7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10일 수출액은 13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조업일수(지난해 6.5일, 올해 7.5일)를 고려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14.1% 줄면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수입액은 201억3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6.3% 증가했다. 지난해 무역적자를 부추겼던 원유(-6.5%)·가스(-12.9%)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줄었지만, 반도체·기계 등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액은 늘어났다.
월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1400만 달러)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수출이 10~12월에 이어 넉 달째 역성장을 이어간 여파가 크다.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폭풍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불리는 반도체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부진, 단가 하락 등이 길어지고 있다. 2021년 4분기에 평균 3.71달러였던 D램 고정가는 지난해 4분기 2.38달러(전망치)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9.5% 급감했다. 지금 추세라면 6개월 연속 수출 감소다. 10대 수출 품목 중 반도체·철강(-12.8%) 등을 포함한 5개 품목이 역성장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진 반도체 경기가 계속 나빠질 것이고, 하반기에도 대외적 변수가 많아 빠르게 반등하긴 쉽지 않다고 본다. 현재로선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감소가 눈에 많이 띄긴 하지만, 시스템 반도체도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들어온 경고등도 꺼지지 않고 있다. 중국 내 경기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한국의 대(對)중국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까지 흔들려서다.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었다. 이대로라면 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국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되면 수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반도체 등 주요 산업 투자와 관련해 법인세 같은 세금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전과 방산, 해외 플랜트·건설 등 새로운 수출 동력을 육성하고 수출 규제 등도 적극 개선키로 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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