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1t 옮기다 숨진 20대 맥도날드 알바…대만법원 "2억원 배상"

냉동 감자튀김 60상자·해시브라운 14상자
유족 "뇌출혈·패혈성 쇼크로 사망" 주장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대만 법원이 맥도날드에서 운반 작업을 하다 숨진 아르바이트생 유족에게 약 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1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가오슝 지방법원은 맥도날드에서 1t이 넘는 감자튀김 등을 옮긴 후 뇌출혈로 사망한 A씨(당시 23세) 유족이 맥도날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5월 29일 오전 10시께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냉동 감자튀김 60상자(약 980kg)와 해시브라운 14상자(약 134kg) 등을 5층 냉동고로 옮기다가 정신을 잃었다. A씨는 동료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5개월 만에 사망했다.

A씨 부모는 A씨가 방한복 없이 약 30분 동안 초저온에 48차례 노출돼 뇌출혈과 패혈성 쇼크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A씨가 자발성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노동기준법에 따른 사망 보상금과 장례 비용으로 유족에게 약 1900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A씨 부모는 또다시 맥도날드의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약 4억3000만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A씨의 월 급여가 휴일 6시간 근무 기준 약 44만9000원에 불과했다는 점, 맥도날드 측이 직원의 냉동고 업무 시 방한복 착용을 감독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맥도날드 측이 A씨 유족에게 690만 대만달러(약 2억82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A씨도 방한복 착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맥도날드의 손해 배상액을 70%로 제한해 총 483만 대만달러(약 1억970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맥도날드 측은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