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재건축 성산시영...대지지분·입지 ‘빵빵’ 정비구역 지정 ‘눈앞’ [재건축 임장노트]
이런 성산시영이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성산시영 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원회(예비추진위)는 올해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까지 마치고 하반기 조합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성산시영 아파트는 최고 35층, 4800가구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마포구는 성산시영 ‘정비계획·정비구역 지정안’을 주민에게 공개하는 공람 절차를 진행 중이다. 1월 중순 공람 절차가 끝나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지정된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는 소유자 동의를 거쳐 정식으로 재건축추진위원회를 설립할 수 있게 돼 본격적인 사업 절차를 밟는다.
성산시영은 현재 지상 14층, 33개동, 3710가구 규모다. 2021년 5월 일찌감치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최종 확정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30개동, 4823가구(임대 516가구) 규모로 변모할 예정이다. 용적률은 기존 148%에서 최고 299.96%로 대폭 늘어난다. 정비계획상 ‘상한용적률’은 250%지만 3개 획지 중 획지1·2는 임대주택을 짓고 인센티브를 받아 ‘법정상한용적률’인 299.96% 이하까지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단일 전용면적(대우 50㎡·선경 51㎡·유원 59㎡)으로만 구성돼 있던 평형은 ▲전용 49㎡(701가구) ▲전용 59㎡(1399가구) ▲전용 74㎡(265가구) ▲전용 84㎡(2178가구) ▲전용 118㎡(280가구)로 다변화된다. 중대형 면적 가구가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다. 임대주택은 ▲전용 49㎡ 248가구 ▲전용 59㎡ 221가구 ▲전용 74㎡ 22가구 ▲전용 84㎡ 25가구로 배정된다.
동일 평형 분양받으면 3264만원 환급
정비구역 지정은 재건축 사업에서도 조합설립 전인 초기 단계다. 워낙 변수가 많아 추정분담금 등 변동 가능성 높은 내용은 계획안에 명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성산시영 재건축 계획안에는 이례적으로 소유자별 추정분담금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업계 이목을 끌었다.
계획안에 따르면 성산시영 추정비례율은 100.46%다. 추정비례율은 종전 자산 총액 대비 재개발 사업 이익 비율을 말한다. 추정비례율이 100.46%라는 것은 재건축을 하고 나면 종전 자산가치보다 0.46% 많은 이익이 생긴다는 의미다.
예컨대 조합원 추정분양가는 ▲전용 49㎡ 10억500만원 ▲전용 59㎡ 12억3900만원 ▲전용 74㎡ 14억3200만원 ▲전용 84㎡ 15억2400만원 ▲전용 118㎡는 19억6100만원이다.
또 현재 성산시영 가구별로 추정권리가액이 정해져 있는데, 권리가액은 종전자산가액과 비례율을 곱해 구한다. 마포구의 이번 계획안에는 구체적인 추정권리가액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성산시영은 비례율이 100%를 조금이나마 넘기기 때문에 종전 자산보다 높은 금액을 권리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어쨌든 추정분양가와 비례율, 추청권리가액을 바탕으로 현재 전용 59㎡를 소유한 사람이 재건축 후 같은 면적을 분양받는다고 가정할 때, 이 사람은 추정부담금(조합원 추정분양가-추정권리가액)을 낼 필요 없이 3264만원의 청산금을 환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같은 사람이 전용 84㎡를 분양받으려면 2억5236만원의 추가분담금만 내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성산시영도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락세를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6월 13억원에 팔렸던 전용 59㎡는 11월 9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을 정도로 시세 하락폭이 가팔랐다. 그래서 최근 시세와 공시가격을 반영해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것도 참고가 된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정비 업체가 예상한 분담금 추산액에 따르면 전용 50㎡ 소유자들은 전용 74㎡를 분양받으려면 약 4억원가량의 추가분담금을 내야 한다. 전용 50㎡의 종전 자산감정평가액은 공시가격(7억3000만원)에 보정률(1.46)을 곱한 10억6500만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비례율 100.46%를 곱한 추정권리가액은 10억7000만원으로 예상된다는 게 정비업계 설명이다.
즉, 조합원들이 분담금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평형대별 조합원 분양가에서 추정권리가액(10억7000만원)을 차감한 값으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용 50㎡에 살고 있는 소유주가 전용 49㎡를 분양받으면 약 6500만원을 환급받는 식이다. 높은 평형대부터는 추가분담금이 생기는 구조다. 전용 59㎡를 분양받으면 1억6900만원, 전용 74㎡를 분양받으면 3억6200만원, 전용 84㎡를 분양받으면 4억5400만원으로 각각 계산된다. 가장 큰 평형인 전용 118㎡는 약 9억원을 더 내야 분양받을 수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추정권리가액뿐 아니라 사업 기간, 일반분양가, 공사비가 크게 변동될 여지가 있어 추정분담금은 얼마든지 널뛸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추정분담금을 섣불리 확정하기보다는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할 시기”라고 평가했다.
변수야 많다지만 성산시영 입지 자체가 가진 장점은 여전히 크다.
마포구는 남쪽으로는 강변북로, 가운데는 내부순환도로가 마포구를 가로지른다. 성산시영은 내부순환도로 바로 위쪽에 위치했다.
성산시영의 가장 큰 장점은 마포구 내에서 드문 대규모 단지로 생활 인프라 시설이 이미 갖춰졌다는 점이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성산)역과 마포구청역을 품고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유원은 마포구청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했으며 대우는 월드컵경기장역과 도보 5분 거리다. 서쪽으로 불광천만 건너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만날 수 있고 조금만 아래로 내려오면 망원동, 합정동으로 이어진다. 성산유원아파트 입구에서 요즘 핫한 망리단길이나 홍대 상권까지 도보로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마포구는 요즘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30대 젊은 부부 사이에서 부쩍 인기가 높아진 주거 지역이다. 한강변과 인접해 있으며 생활 환경이나 교통이 좋다. 하지만 치명적 단점은 학군이다. 강남이나 목동과 비교해 좋은 학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성산시영은 마포구 내에서 몇 안 되는 그나마 학군이 좋은 단지다. 성원초, 신북초와 인접해 있으며 중학교는 중암중이 가까이 있다. 중암중은 특목고 진학률이 40%에 달하는 마포구 내 최고 중학교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학군만 놓고 보면 성산시영은 마포구 내에서도 A급”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성산동 일대는 평화의공원, 난지천공원 등 녹지 공간이 풍부하다. 상암월드컵경기장부터 시작해 ‘연트럴파크’라고 불리는 경의선숲길이 효창공원까지 이어진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2호 (2022.01.11~2023.01.17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