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알 품은 겨울 왕국… 스위스도 부러워 할 ‘충남 알프스’
충남 청양의 진산은 대치면, 정산면, 장평면 등 3개 면에 걸쳐 있는 칠갑산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은 만물 생성의 7(七)대 원소와 최초를 뜻하는 갑(甲)자로 이뤄진 이름이다. 해발 559.8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칠갑산 동쪽 품에 ‘알프스마을’이 자리하고 천문대, 천장호 출렁다리, 장승공원, 지천구곡 등 ‘청양 10경’ 중 6개를 품고 있다.
알프스마을은 겨울철 ‘칠갑산얼음분수축제’ 기간 동안 눈과 얼음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얼음 분수와 눈 조각 같은 볼거리는 물론 눈썰매와 얼음썰매, 깡통기차 등 즐길거리도 가득하다. 썰매를 타는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아이보다 더 신나게 노는 어른도 많다. 주민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차린 건강식, 장작불에 직접 구워 먹는 군밤과 군고구마 등 주전부리도 별미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부분이다. 젊은 연인들도 적지 않다. 매표소 입구가 너른 공터다. 마을의 사무실, 카페, 식당 등이 모여 있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얼음 군단이 반긴다. 분수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가 그대로 얼어붙은 형상이다. 이어 눈 조각이 나온다. 2023년 계묘년을 상징하는 토끼가 귀를 쫑긋 세우고 있고, 피카츄와 포켓몬이 어린이들을 반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바타2’나 한국 인기 영화 ‘명량’ 등의 조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변 썰매장을 즐기는 데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이글루 안은 환상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다. 화려하게 장식된 얼음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 남기기 좋다.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은 마지막에 있다. 요새 같은 얼음 장벽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여행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메인 썰매장 건너편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 단지가 있다. 펜션 앞 공터에서 트랙터에 연결된 깡통기차가 운행하고, 주전부리를 먹을 수 있다. 축제장은 밤이 깊을수록 화려해진다. 은하수 별빛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LED 조명이 놀이광장을 알록달록하게 밝힌다.
알프스마을 지척에 천장호가 있다. 호수 가운데쯤 출렁다리가 있다. 지난해 입구에서 황룡정까지 새로운 즐길거리가 생겼다. ‘에코워크’다. 그물망을 소재로 한 에코워크 시설은 네트 워크 코스, 네트 브리지 코스, 네트 타워 코스, 네트 어드벤처브리지 코스 등 4가지 테마로 전체 길이 177m 구간에 23개의 체험요소로 조성돼 있다. 별도의 안전장비 없이 체험하는 에코워크는 안전요원이 배치되지 않아도 되는 국내최초 독창적인 어드벤처 시설물이다. 지상에서 최대 10m 높이 위의 네트 브리지에서 스릴을 체험할 수 있다. 아쉽게도 겨울철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황룡정을 지나면 길이 207m 출렁다리다. 청양 특산물 고추와 구기자 모양이 눈에 띄는 높이 16m 주탑이 압권이다. 살짝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와 칠갑산 등산로가 이어진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데크 길 끝 제방에 최근 들어선 공룡 조형물이 우뚝하다. 높이 10m의 목이 긴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천장호에서 걸어 나왔다는 회화적 요소를 강조한 작품이다. 계단을 타고 공룡의 등에 오르면 천장호를 둘러싼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새로운 인증샷 명소다.
천장호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인 대치면 장곡리에 장승공원과 백제체험박물관, 장곡사 등이 있다. 장승공원 건너편 1만3303㎡ 부지에도 새로운 구경거리가 생겼다. 장곡천 수변생태 체험파크의 상징이자 중심인 ‘알품스 공원’이 지난해 4월 들어섰다. 알프스라 불리는 청정자연의 고장 청양과 생명의 근원, 자연의 시작점인 ‘알과 둥지’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둥지 형태로 조성된 슬로프 산책로(200m)는 알 조형물을 중심으로 풀을 뜯고 있는 양 조형물을 주변에 세워 아이 어른 누구나 장난치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군 캐릭터 ‘청양이’ 앞은 ‘인증샷’ 명소다.
청양읍의 주산은 우성산이다. 이곳에 백제 시대 석축 산성인 우산성이 있다. 산 정상 일대에 둘레 약 965m로 쌓았다. 잘 남아있는 곳의 성벽은 높이 7m, 폭 6m가량 된다. 주민이 산책 코스로 이용한다. 칼바위광장을 출발점으로 한 바퀴 도는 데 30분쯤 걸린다. 잣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지고, 능선에는 날카로운 바위가 흩어져 있다. 청룡정 누각에 걸터앉아 청양의 전경을 내려다보면 산행 끝에 최고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내달 12일까지 칠갑산 얼음분수축제… 임금님 진상품 참게 명산지의 게장·매운탕 별미
수도권에서 자가운전으로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로 간다면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나들목이 편하다. 알프스마을 ‘제15회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는 지난 1일 시작해 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운영 시간은 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야간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주말 9시)까지다. 입장료는 주간 기준 종일권 8000원, 65세 이상·장애인·청양군민은 3000원, 36개월 미만은 무료다. 썰매 이용권을 구입할 경우 36개월 미만 제외 2만원이다.
빙판이 많아서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신발이 젖을 수 있으니 아이들은 신발과 양말을 여분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 알프스마을 주차장은 무료다. 평일에도 차량으로 가득하다. 천장호와 알품스공원은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받지 않는다. 칠갑산 천문대, 고운식물원, 모덕사 등도 둘러볼 만하다.
청양은 예로부터 참게의 명산지로 이름 높았다. 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올릴 만큼 특유의 맛과 향으로 인정받았다. 참게요리는 이 지역 토속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참게장, 참게매운탕 등이 별미다.
청양의 대표 지역 특산품은 구기자다. 1920년대 고 박관용 선생이 야생이나 담장 밖에 자생하던 구기자를 시험 재배해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100년의 재배역사를 자랑한다.
청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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