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담 "이하늬 목소리에 위안"…감독 "나 때문인가" 눈물바다 (유령)[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박소담이 '유령'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해영 감독과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가 참석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유령'에서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총독부 2인자 정무총감의 비서까지 올라간 유리코 역을 연기한 박소담은 촬영 현장을 돌아보며 "이하늬 선배님 목소리를 들으면 위안이 됐었다"면서 울컥한 뒤 눈물을 쏟았다.

이어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선배님을 만나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하늬 선배님과 케미(스트리)가 좋았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감사하다. 제 영화를 보면서 이래도 되나 싶지만 정말 찍는 내내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에게 받은 것이 너무나 커서, 이 영화를 통해서 다 돌려드리고 싶다"고 다시 한 번 울컥했다.

박소담이 말을 이어가던 순간 이해영 감독도 눈물을 쏟기 시작했고, "이 영화 후반작업 편집만 거의 1년 반을 했다. 정말 10만 번을 넘게 봤는데, 배우 분들이랑 보니까 이 영화에서 빛나는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소담은 2021년 12월 갑상선 유두암 진단 후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이후 지난 해 1월 주연작 '특송'이 개봉했지만, 영화 홍보를 위한 공식 일정에는 참석하지 않고 수술 후 회복에 힘써 왔다. 

이해영 감독은 "박소담 씨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을 몰랐다. 제가 극한까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내가 너무 많은 걸 시켰구나 그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고 멋쩍어했다.

간담회 내내 담담하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설경구는 "나도 울었다"면서 조용한 너스레를 던져 다시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이해영 감독은 또 "'유령'을 돌아보면 쉽게 넘어갔던 순간들이 없었다. 무언가 더 발품을 요하고 에너지를 요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하면서 공을 많이 들이게 한 정말 손이 많이 간 영화였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래서 진짜 며칠 전까지 후반작업을 하면서 그리고 오늘 완성된 영화를 비로소 극장에서 보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가더라. 요즘 유행하는 말들이 있지 않나. 지금 제게 영광은 바로 이 순간이다"라며 '유령'을 공개할 수 있게 된 것에 기쁨을 표했다.

'유령'은 18일 개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