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만난 김두관 의원 "시원하게 못해 송구하다"

윤성효 2023. 1.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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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간담회... 노조법 개정-불법파견 등 현안 거론

[윤성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남도당위원장은 11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 윤성효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불만도 많다... 절박하고 무겁게 요청드린다."
"시원하게 못해 송구하다. 당대표와 원내대표한테 전달하겠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국회의원(양산을)이 11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만나 나눈 말이다. 김 위원장이 허성무(창원성산)·김지수(창원의창)·송순호(마산회원) 지역위원장, 이흥석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방문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민주노총 간부들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3조 개정'과 함께 조선소·자동차회사의 비정규직·불법파견 문제뿐만 아니라 '외국투자·사모펀드에 대한 노동자 보호 대책' 등에 대해 거론했다.

조형래 본부장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지난 연말까지 되지 않아 아쉽게 됐다. 연초에 임시국회를 열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지금 윤석열정부로부터 민주노총이 과도한 명예에 대한 훼손을 당하고 노동탄압 압박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을 믿는 정당에서 대변하고 엄호 해주면 좋겠다. 절박하고 무겁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진작에 인사를 와야 했는데 늦었다. 환대해줘 감사하다"며 "여러 법안에 관련해, 압도적 다수당이지만 정치력이 부족해서 여러 법안이 해를 넘어왔다. 당에서 여러 현안 법안을 잘 챙기겠다"고 대답했다.

산별노조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파업투쟁할 때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와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약속했다. 그런데 국회 상임위 논의조차 안되었다"며 "민주당 안에서도 여러 이견이 있겠지만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

안 지부장은 "지금 정부는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 노조할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이라든지 제조업체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부가 감시감독을 하지 않고 노조 탄압을 하려고 한다"며 "그런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우유부단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노동, 농민 등 기층민중은 무너지고 탄압을 받고 있는데 민주당은 무엇을 하느냐"며 "우리는 싸울 힘이 있고 싸울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면 그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두관 의원은 "당에서 확고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 국회의원들이 각 지역구의 사정이 있고, 경남에서 노동현안이 발생한 지역은 우리당에서 현역 의원이 아니다. 당 지도부가 정무적으로 고려를 많이 해서 시원시원하게 하는 게 안 되더라. 대표를 만나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한 조 본부장은 "신규 자동차 생산을 앞두고 있는 단계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회사는 그동안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편법으로 신규 채용 형식으로 하려고 한다"며 "노조 조합원과 해고자들한테 백기를 들고 들어오라는 방식이다. 해고자들이 외롭게 투쟁하고 있다. 정치권이 나서면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사모펀드·외투자본에 대해, 엄상진 사무처장은 "창원을 비롯해 경남과 울산에서도 외국인투자기업 뿐만 아니라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사모펀도에 의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모펀드는 기업을 사들였다가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고 구조조정했다가 팔고, 외투자본은 세금과 부지 등 혜택을 보다가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어떤 방식이고, 구체적 사례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현 정부의 노동탄압과 관련해, 김두관 의원은 "화물연대 탄압을 보면 정부가 결단하면 보수언론이 미화를 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를 살피고 엄호하라고 대통령을 뽑아 줬는데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정부는 지지율도 올라간다고 보고 상당 부분 결행을 할 것 같다. 치열하게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수당인 우리가 중심을 잡고 확고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성무 위원장은 "창원시장할 때 한국지엠 창원공장 새 자동차 생산 시설을 만들었다. 불법파견 소송이 진행 중인 비정규직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회사가 각오만 갖고 있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순호 위원장은 "우리 당이 국회에서 다수당이면서도 결기있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노동계 뿐만 아니라 당원들도 불만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회 법사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다. 법사위에서 자구 수정 권한을 과도하게 갖고 있어 법안 손질을 한다. '양곡관리법'처럼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 상정하면 다수당 횡포라고 하니까 지도부도 주춤한다"고 했다.

최희태 조직국장은 "민주당은 대화가 되니까 대화를 한다. 우리 요구를 책임있게 받아 들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달라.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민주당이 입장을 명확하게 해달라"며 "우리는 윤석열정부와 지난한 싸움을 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우리와 어떤 관계를 할 것인지. 실천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두관 의원은 "오는 5, 6월로 넘어가면 가을 정기국회는 법안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총선을 배제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는데, 유불리를 따질 것이고 중도층이 날아간다고 할 것이다"며 "빠른 시일 안에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만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남도당위원장은 11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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