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無수당 싫다’ 내근 기피… 소방청 ‘강제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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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이 적어 내근(행정직)을 기피하는 소방공무원이 늘면서 내부 갈등 조짐까지 보이자 소방청이 내근·외근 보직을 강제로 섞기로 했다.
내근과 외근직 순환 근무를 관서 실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소방공무원의 직무는 교대근무 여부를 기준으로 크게 외근직과 내근직으로 나뉜다.
소방이 내·외근직 순환 근무를 사실상 강제하는 데는 내근직 기피 현상이 조직 내 갈등 요인으로까지 부상한 상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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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근·외근직 순환보직 운영 방침
“젊은 직원들 급여에 민감해서…”
수당이 적어 내근(행정직)을 기피하는 소방공무원이 늘면서 내부 갈등 조짐까지 보이자 소방청이 내근·외근 보직을 강제로 섞기로 했다. 내근과 외근직 순환 근무를 관서 실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청은 지난달 말 ‘소방공무원 순환보직 등 운영계획’이라는 공문을 각 시·도본부에 하달했다. 올해 하반기 인사부터 내근 승진 대상자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외근 자리에 배치하고, 같은 규모의 외근 장기 근무자를 내근으로 전환해 내·외근 간의 인사 교류를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소방청은 순환보직 실적을 관서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공지했다. 운영계획에 실질적인 강제력을 보여하기로 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런 조치로 매년 전국에서 1500여명의 내·외근 소방공무원이 서로 역할을 바꾸게 될 전망이다.
소방공무원의 직무는 교대근무 여부를 기준으로 크게 외근직과 내근직으로 나뉜다. 외근직은 3교대 등의 형태로 근무하며 진압·구조·구급 등 현장 업무와 상황실 업무를 담당한다. 전체 소방조직의 80%가량이 외근직이다.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내근직은 대부분 인사 등 일반행정 일을 맡는다.
소방이 내·외근직 순환 근무를 사실상 강제하는 데는 내근직 기피 현상이 조직 내 갈등 요인으로까지 부상한 상황이 있다. 소방청은 공문에서도 “내·외근으로 조직문화가 이원화되면서 갈등이 지속돼왔기 때문”이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 소방공무원은 “워낙 희망자가 없다 보니 인사 때마다 원하지 않는 내근에 ‘끌려가는’ 직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누가 끌려가는지가 매 인사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내근 기피의 가장 큰 이유는 수당 차이 때문이다. 내근직은 월급은 적고 업무 스트레스는 오히려 크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방조직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소방사의 경우 외근 근무 시 각종 당직 및 출장 수당을 합쳐 월 300만원가량을 받는다. 이에 비해 소액의 초과근무 수당이 전부인 내근 근무자의 한 달 급여는 200만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는 “특히 젊은 직원일수록 급여에 민감한 편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조직 내 내근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방청이 2019년 9월 전국 소방서 인사담당자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인사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담당자 217명 중 96.3%(209명)가 ‘내근 기피’를 이유로 들었다. 소방 분야 조직문화가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는 것도 내근직 기피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순환보직 의무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공노 소방본부 관계자는 “핵심은 외근과 내근의 수당 차이”라며 “현장직을 4교대 근무로 바꾸는 등 양쪽의 수당 격차를 줄이는 것이 문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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