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교육감, '정치활동' 이유로 인권위원 해촉

윤근혁 2023. 1. 11.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대표에 해촉 통보... "개인적 활동 문제 삼은 것 황당"

[윤근혁 기자]

 
 지난 해 12월, 경기도교육감이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최준호 대표에게 보낸 '해촉' 공문.
ⓒ 경기도교육청
 
2021년 9월까지 국민의힘에서 활동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윤석열 퇴진' 촛불을 들고 있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최준호 대표를 '정치활동' 등의 이유로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원에서 해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 활동가에 대한 위법 부당한 탄압이며 편파 행정행위"란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교육청 "외부에서 정치적 활동해 해촉"?

11일 <오마이뉴스>는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일 최 대표에게 보낸 공문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 위원 해촉 통보'를 살펴봤다.

이 공문에서 경기도교육청은 최 대표에 대해 "학생인권심의위원을 2022년 12월 5일자로 해촉한다"고 통보했다. 해촉 사유에 대해서는 다음처럼 적었다.

"위 위원은 교육행정기관인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학생인권심의위 부위원장 직위를 개인의 정치적 활동을 명시하고 활용함으로써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였고, 언론 및 온라인상에 나타난 위 위원의 정치적 행위는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해촉함."

"학생인권심의위 직위를 정치적 활동을(활동공간에) 명시하고 활용" 근거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최 대표가 (촛불집회 관련) 언론이나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이 학생인권심의위 부위원장이란 사실을 내보여왔는데, 이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정치활동과 정치 중립성 훼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교육기본법 제6조 1항과 경기도교육청 각종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 제10조 5호를 검토한 결과 해촉사유에 해당된다"고 봤다.

교육기본법 제6조 1항은 "교육은 정치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경기도교육청 각종위원회 조례 제10조 5호는 "위원이 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하여 비위 사실이 있거나 위원직을 유지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비위 사실이 발생한 경우 해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최 대표가 학생인권심의위 안에서 정치활동을 한 것은 없다"면서 "학생인권심의위 바깥에서 활동한 것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각종위원회 조례에서 해촉 범위로 든 "위원이 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하여 벌인 비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최준호 대표는 "학생인권심의위 자체가 지난해 7월 임태희 교육감 취임 뒤 단 한 차례도 열린 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 위원회 내부에서 어떤 활동도 할 수 없었다"면서 "또한 내가 정치 목적 달성을 위해 학생인권심의위원이란 사실을 언론인터뷰나 페이스북에 활용한 사실도 결단코 없다. 오히려 일부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공격하기 위해 일부 언론이 내가 학생인권심의위원이란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법률대리인인 박은선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유)도 "시민단체 활동가가 개인적으로 활동한 것을 문제 삼은 경기도교육청의 해촉 사유가 황당하다"면서 "경기도교육청 주장이 옳다면 시민단체 활동가가 전국 시도교육청의 위원이 되었을 경우 어떤 개인적 정책요구활동도 불가능하게 될 것인데, 이런 것 자체가 위법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위원회 바깥 활동이 문제"라는 교육청...법조계 "황당"

이 단체는 조만간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위원 해촉 취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21일 "정치성을 띠고 있는 해당 집회(촛불집회) 관련자가 2022 경기꿈의학교 약정상대자임을 확인했다"면서 "전국중고등학생대표자·학생회협의회와 맺은 약정을 해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단체 또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소속 단체다.

경기도교육청의 이 행위 또한 "해당 단체가 경기꿈의학교 사업에서 특정 정치활동을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기도교육감의 직권남용"이란 지적을 받았다(관련기사: '촛불집회 주최'라서 사업 해지? 경기도교육청 '불법 의혹' 논란 http://omn.kr/21n1a).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 23일 '문화예술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지원사업 배제' 사건(선고 2017헌마416)에서 "집권세력에 대해 정치적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면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배제 역시 법률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지원금 배제가 위헌임을 확인한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 경기도교육청
 
[관련기사]
-'정권 퇴진 요구'가 등록말소 사유?... 서울시 법령 위배 논란 http://omn.kr/22b54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