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 "윤 대통령, '게임≠질병' 공약 지켜야"

이승진 2023. 1. 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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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이 정부의 게임 정책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위 학회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게임산업 정책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P2E 산업 향후 전망 및 정책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 우려와 대응 방안 ▲메타버스 산업 전망 ▲확률형아이템 법안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했다.

위 학회장은 문체부의 게임정책과 게임산업에 대한 부족한 관심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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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2주내로 게임 정책·예산 발표해야"
"국내 게임업계, 세대교체 이뤄져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이 11일 '2023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신년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이 정부의 게임 정책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게임학회는 11일 서울 강남역 인근 토즈 컨퍼런스센터에서 '2023 한국게임학회 학회장 신년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위 학회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게임산업 정책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P2E 산업 향후 전망 및 정책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 우려와 대응 방안 ▲메타버스 산업 전망 ▲확률형아이템 법안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했다.

"문체부 장관, 게임 싫어하나"

위 학회장은 문체부의 게임정책과 게임산업에 대한 부족한 관심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게임 정책을 재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게임학회는 게임 패싱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게임 패싱이 됐고 새정부의 국정과제 110가지에서는 게임산업이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체부가 낸 다년도 제작 지원사업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정책이 없다"며 "장관님이 게임을 싫어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올해 게임이 포함된 K콘텐츠 예산액 가운데 게임에 배정된 예산과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도 요구했다. 2021년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86억 7000만 달러로 전체 콘텐츠 수출의 70%를 차지했던 만큼, 게임 산업에 대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문체부에 2주 내로 게임산업 진흥에 필요한 정책과 총 예산 등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발표하기를 요청했다. 만일 문체부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학계와 산업계, 언론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번 정부의 게임정책에 대한 평가 설문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위 학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19년 WHO가 '게임 중독'(게임이용장애)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국제질병분류(ICD)에 반영했다. 국내에서도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할 것인지 두고 수년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위 학회장은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게임이용자가 득표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되며 이는 후보 시절 명확히 약속했던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90년대 일본 따라가는 게임업, 세대교체 해야

위 학회장은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한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1995~1999년 일본 콘솔 사업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당시 일본 콘솔은 광고 물량 공세로 승부를 보고, 지식재산(IP)의 재활용, 시리즈화, 대기업 위주로 지금 국내와 너무나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임 1세대의 역량은 이제 고갈됐다고 보며,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불거진 것도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며 "현재 국내 게임 업계는 30대 개발자들의 역량이 뛰어나고, 그 위에 40대 이상 개발자들은 이들의 에너지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와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위 학회장은 P2E가 게임의 미래였던 적은 없다고 평가하고 "P2E 게임을 넘어 코인 경제의 핵심은 유통과 신뢰였으나 게임사들은 이 점을 간과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과 기업 사이 관계에서 게임사는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고 게임사가 발행하는 코인은 더욱 그렇다. 금융권 역시 게임사를 신뢰할 수 있냐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며 "이제는 현실을 냉정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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