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 "6년 다 뛰고 3년 더 해야죠"

"6년 받고 3년 더!"

프로야구 최고 포수 양의지(36)는 다시 돌아온 친정팀 두산 베어스에서 마흔다섯까지 뛰고 싶다는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 역시 성대한 환영식으로 안방마님의 귀환을 반겼다.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11일 입단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의지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맨 처음 두산에 지명받았을 때는 꿈에 그리던 프로에 온 것만으로도 좋았다. 13년간 몸담은 팀에서 이렇게 좋은 대우로 다시 나를 불러주셔서 더 기쁘다"며 "무엇보다 가족들이 좋아해서 행복하다. 빨리 새 시즌이 시작해서 팬들 앞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양의지는 2006년 두산에 입단한 뒤 공수를 겸비한 현역 최고의 포수로 성장했다.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8년 12월 NC와 4년 총액 125억원에 사인해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특히 2020년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면서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팀이 두산이었다.

양의지는 "원래 우승을 해도 잘 울지 않는데, 그때 그 묘한 감정이 무척 크게 다가와서 눈물이 많이 났다. 그것 때문에라도 다시는 두산에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오히려 팬들께서 '다시 FA가 되면 복귀해달라'는 말을 자주 하셨고, 원정을 가면 호텔 앞까지 찾아와 같은 얘기를 해주셨다. 그 말에 힘을 얻어서 돌아올 결심을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11일 입단식에서 이승엽 신임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은 다시 자유의 몸이 된 양의지에게 4+2년 최대 152억원을 안겼다. KBO리그 역대 최고 규모(총액 기준) 계약으로 그의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했다. 양의지를 되찾은 두산 구단도 축제 분위기다. 전풍 대표이사와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이 모두 입단식에 참석해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과거 '두산 왕조'를 함께 이끌었던 김재환과 허경민도 양의지를 얼싸안으며 격한 환영 인사를 건넸다.

양의지는 "FA가 되기 전부터 두산의 동생들이 계속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됐다. 나를 그렇게 원했던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최대한 가을야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나부터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계약 기간을 꽉 채우면 마흔한 살이 되지만, "구단에서 나를 믿고 이렇게 큰 계약을 해주셨으니, 나 역시 몸 관리를 잘해서 (이 계약이) 끝나고도 3년 더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오른쪽)가 11일 입단식에서 전풍 대표이사가 건넨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은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9위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양의지는 "두산은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팀"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른 팀에 있을 때 두산은 늘 부담스럽고 이기기 힘든 팀이었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안 풀리는 경기가 많아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 보였다"며 "안 좋은 경기가 나와도 빨리 잊고 자신감을 회복해야 예전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승엽 감독님이 오시면서 두산이 좀 더 힘을 얻을 것 같아 걱정보다는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두산에서 뛰던 시절,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안타를 날려줘요 홈런을 날려줘요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라는 유명한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양의지는 "그 응원가 영상을 몇 번 찾아보기도 했고, 귓가에 맴돌기도 했다. 만약 (올 시즌) 첫 타석에 그 응원가가 다시 나온다면 소름이 돋을 것 같다"며 "팬분들이 개막전에 많이 찾아와서 크게 불러주시면 나 역시 힘을 받아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