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20도' 100년간 두번 뿐…한겨울 봄날씨 3가지 이유

천권필 2023. 1.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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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날씨를 보인 11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신발을 든 채 맨발로 백사장을 걷고 있다. 송봉근 기자

11일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이 10도를 웃도는 등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2일에는 제주의 한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기온은 8.8도를 기록했다. 평년(1.6도)보다 7.2도 높았다. 남부 지방은 부산이 12.3도, 광주광역시가 12도를 기록했고, 제주는 16.2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1월 중순이면 보통 겨울에서도 가장 기온이 낮은 시기지만, 이날은 평년으로 따졌을 때 3월 초·중순에 해당하는 봄 날씨를 보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포근하겠다”며 “기온이 오르면서 강, 호수 등의 얼음이 녹아 깨질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내일 제주 20도…따뜻한 겨울 불러온 3가지 이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 주말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기온은 점차 오르는 추세다. 이는 한반도가 북쪽의 찬 공기를 몰고 온 시베리아고기압(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교적 따뜻한 공기를 머금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지면을 데워 낮 기온을 크게 높였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의 대륙고기압이 확장한 다음에 찬 공기 지원이 끊기면 고기압의 가장자리, 즉 한반도 인근에서 따뜻한 형태로 변질되는 이동성 고기압이 생긴다”며 “그 고기압이 지금 한반도를 덮으면서 따뜻한 성질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에는 이동성 고기압이 동해상으로 이동하면서 남풍을 한반도로 불러들인다. 이에 고온다습한 바람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더 올라 올겨울 들어 가장 따뜻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은 입장객이 유채밭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은 한낮 기온이 1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월 중순에 서울의 기온이 13도를 기록한 건 3번에 불과하다. 역대 가장 높은 낮 최고기온은 2002년 1월 15일에 기록한 13.5도다.

남부 지방은 부산 16도, 광주 17도 등 대부분이 15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한낮 기온이 20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주에서 1월 중순에 20도 이상을 기록한 건 기상 관측(1923년) 이후 100년 간 두 번밖에 없다. 1950년 1월 17일에 기록한 21.8도가 역대 1위다. 일부 지역에서는 1월 낮 최고기온 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


13일 전국에 비…“호우주의보 가능성”


13일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8도를 기록하는 등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날부터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점차 떨어질 전망이다. 비는 12일 늦은 오후부터 제주도 등 남부 지방에서 시작돼 13일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인 14~15일에도 전국에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다시 평년 수준의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 통보관은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비구름대가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제주와 남해안 부근에는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호우주의보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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