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나경원 저격...정진석 "당 분란 자양분 삼는 사람, 지도부 자격 없어"

이경태 2023. 1. 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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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당 신년인사회서 "우리의 적은 분열" 언급... '윤심 전대' 논란 가속화

[이경태 기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인천시 남동구 샤펠드미앙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의 분란과 갈등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당 지도부가 될 자격이 없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줄곧 각을 세워 온 유승민 전 의원과 최근 자녀 출산시 대출 탕감 등 저출산 대책과 전당대회 출마 문제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반목할 수 있는 후보군은 뽑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린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정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3월 8일 전당대회의 주제는 단결과 전진 및 단결과 통합이다. 단결과 통합만이 내년 총선 승리로 가는 유일한 관문이고 게이트다"라며 "단결과 통합 없이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도, 대한민국의 전진도, 대한민국의 내일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운 인천에서 제2의 인천상륙작전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호소한다"며 "혹시라도 당의 분란과 갈등을 자양분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당 지도부가 될 자격이 없다. 대통령과 각을 세워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세우려는 사람은 당 지도부가 될 자격이 없다. 동의하시나"라고 물었다.

또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 적은 우리의 분열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원하는 것이 분열주의다. 분열주의야말로 국민의힘의 적이다"라며 "통합된 힘으로, 단결된 힘으로 우리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힘차게 발진하자"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친윤(친윤석열) 대표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윤 대통령께서 일 잘 하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적극 공감을 표했다. 그는 특히 "정진석 비대위원장님이 정확하게 말하시지 않았나"라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말 안 해도 눈빛만 봐도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도록 당 지도부를 잘 구성해야 손발이 척척 맞아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정말로 성공시키고 싶다. 윤 대통령 애잔하게 도와드리고 싶다"면서도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단결을 강조하되, 친윤 일색의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국민의힘 어떻나. '뺄셈의 정치' DNA가 너무나도 팽배하다"라며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로 원팀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라며 "윤핵관(윤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도 필요하고 비(非)윤핵관도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하나가 되는 국민의힘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승민 "당대표 된다면 윤핵관에게 공천 안 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
ⓒ 연합뉴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나경원 전 부위원장 등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실, 당내 친윤 인사들과 더 확연하게 각을 세우는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11일)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토론회에서 "제 정치적 소명이 (전당대회 출마가) 맞느냐,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제 결심을 밝히겠다"면서도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되면 윤심팔이·윤핵관에게 절대 공천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당 대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모든 분 중에 대통령 이름을 팔지 않고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면서 "보수 정당이 몰락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의 패거리 싸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10일) KBS 대구·경북 7시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실에서 (나 전 부위원장을) 딱 지목하니까 윤핵관들이 달려들어서 집단 린치를 하고 왕따를 시키고 있다"며 "무슨 학교폭력 사태에서 보는 그런 비민주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다, 당이 이렇게 거꾸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나경원 전 부위원장 역시 아직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히진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이날 서울 동작구청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의힘 정당 민주주의, 윤석열 정부의 성공 등을 놓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출마와 불출마에 대한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 전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비판한 자신의 '자녀 출산시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에 대해 "홍준표 전 대표(현 대구시장)도 전당대회 나와서 한 얘기다. 이걸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나"라며 최근 논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일부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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