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날아갈 뻔" 시베리아 상공서 항공기 뒷문 '활짝'…무슨일
승객 수십명을 태운 채 러시아 시베리아 하늘을 날던 항공기의 뒷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욕포스트와 러시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시베리아 야쿠티야 마간에서 이륙해 러시아 극동 북부의 마가단 지역으로 향하던 안톤노프(AN)-26 항공기의 뒷문이 열렸다. 당시 기내에는 승객 2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항공기가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뒷문이 열리자 기내 압력은 떨어졌고 영하 41도의 시베리아 공기까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뒷문 근처에 있던 수하물들이 밖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SNS에 공유된 사고 당시 촬영 영상을 보면 항공기 뒷문이 열려 추운 공기와 바람이 들어오는 듯 승객들이 모자와 장갑을 꺼내 착용한 채 몸을 잔뜩 웅크린 모습이 보인다.
사고가 난 직후 조종사는 출발지인 마간으로 돌아가 항공기를 비상착륙 시켰다. 다행히 탑승자 전원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항공기 뒷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모두 겁에 질렸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다”며 “항공기 뒷쪽에 앉아있던 한 승객은 거의 밖으로 날아갈 뻔했다”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고가 항공기에 정품 부품이 아닌 불량 부품을 장착해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항공기 노후화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
AN-26은 1970년 당시 소련에서 개발돼 운용한 군용 및 화물 수송기로, 운용 비용이 낮아 구소련과 일부 개발도상국에선 상업용 여객기로도 투입됐다.
하지만 1986년부터 생산이 중단되고 개발 주체인 소련이 붕괴되면서 항공기 유지·보수가 어려워지자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엔 운항 중인 비행기 엔진에서 기름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항공기 추락을 비롯한 여러 차례 사고로 인해 약 22명이 사망했으며 이 때문에 남수단에서는 일시적으로 운항이 금지되기도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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