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괜찮은 곳이었는데…팍팍한 지역으로 추락한 이유가?
일을 하면서 개인이나 가족의 생활까지 챙기기에 가장 좋은 지역은 부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균형 잡힌 일·생활을 꾸리기에 괜찮은 지역이었던 울산은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유연근무제, 휴가 기간과 같은 일과 관련된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탓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전국 17개 시·도별 일·생활 균형 지수(2021년 기준)를 11일 발표했다. 일·가정 양립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이 지수는 고용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위탁해서 일, 생활, 제도, 지방자치단체의 관심도 등 4개 영역 24개 지표를 활용해 측정한다.
부산은 모든 영역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자체의 일·생활 균형 관련 홍보가 잘 돼 일에 매몰되지 않고 가정생활을 챙길 수 있는 방법 등을 근로자들이 잘 인식하고,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과 조례가 정비돼 체계적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 관심도 지수가 13.9점으로 전국 평균(8.8)보다 월등하게 높은 이유다.
대전도 전년 10위에서 4위로 급상승했다. 역시 지자체의 노력이 뒷배경이 됐다. 지자체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제도 정비가 되고, 이게 산업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 활성화 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울산은 지자체의 관심도가 전국 최하위(4.5점)권에 자리했다. 지역 내 민간기업이 알아서 일·생활 균형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사그라들면서 근로시간이 늘어나고, 유연근무제와 같은 가족과 함께하거나 여가 생활을 누리기에 유용한 제도 활용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17개 시·도 가운데 16위에 랭크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제주의 추락(3위→9위)도 심상찮다. 육아휴직 사용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조례와 같은 제도 정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일과 생활을 함께 영위하기에 가장 팍팍한 지역은 경북이었다. 경북은 총 지수 평균 47.3점으로 전국 평균(54.7점)에 한참 못 미쳤다. 전년 16위에서 아예 꼴찌로 내려앉았다.
일·생활 지수 상위 지역은 부산, 서울, 세종, 대전, 경남이 꼽혔다. 중위 그룹에는 경기. 충남, 전남, 제주, 대구, 광주, 전북이 자리했다. 하위 그룹에는 인천, 충북, 강원, 울산 경북이 속했다.
임영미 고용지원정책관은 "관련 지수를 각 지자체에 송부해 지역 차원의 노력을 촉구할 계획"이라며 "일·생활 지수는 우수한 인재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척도인 만큼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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