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의표명 놓고 '친윤 vs 이준석계' 격돌

이준석계, 나경원 계기 친윤 진영 맹폭
김용태 "용기 내라"며 출마 독려도
친윤 진영, '비윤' 프레임 씌우며 羅 견제
羅 "尹 성공 가장 중요"…비윤과 거리두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이준석계 인사들이 친윤 그룹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나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하는 친윤 의원들을 향해 이준석계 인사들이 비판에 나서면서 나 부위원장을 감싸는 모양새가 됐다.

신호탄은 이준석 전 대표였다. 이 전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를 이어받아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윤핵관의 횡포에 꺾이거나 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달라"며 나 부위원장 응원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11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나 부위원장은) 지지율 1등 후보다. 지지율 1등 만큼이나 확실한 명분이 없다"며 "권력에 굴복하는 정치인으로 남느냐, 아니면 정말 당심을 등에 업고 당원민주주의를 바로세우고 평가받는 정치인으로 남느냐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거듭 출마를 독려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 1위 유승민을 아웃시키기 위해 구차하게 썰을 풀어놓고, 정작 당원의 지지를 받는 당심 1위 나경원도 아웃시킨다"며 "이제 남은 것은 윤심 1위 강태풍이냐"며 친윤 인사들을 겨냥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같은 흐름에 나 부위원장 측은 곤혹스런 분위기다. 나 부위원장이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나 당내 친윤 주류와 각을 세우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친윤 인사임을 내세웠던 나 부위원장의 정치적 위치와 맞지 않을뿐더러 실질적인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실제 친윤 진영에서는 나 부위원장에 '비윤' 프레임을 덮어씌우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친윤 표심 이탈을 막아 '김기현 대세론'을 강화하는 한편, 나 부위원장이 가지고 있던 주류 측 지분을 가져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정재 의원은 전날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나 부위원장이)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건 예전 '유승민의 길'이 아니냐"며 "정부 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자기주장을 한다는 건 이준석 전 대표 사례 때 봤었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한 듯 나 부위원장은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수 차례 발신하며 비윤 진영과 철저히 거리를 뒀다.

이날도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협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국민의힘의 미래에 무엇이 좋을지 깊이 고민 중"이라며 "무엇보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