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서 자신을 DJ에 빗댄 이재명…與 "김대중 모욕죄" 비판
국민의힘은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검찰 출석에서 보인 모습에 대해 “무슨 독립투사냐”(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40여명과 수백명 지지자의 호위를 받으며 검찰 수사를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당 지도부를 끌고 와서 세를 과시하면서, 정작 검찰에서는 한마디도 안 했다고 하는데 이게 민주당 대표의 자격인가”라며 “참담한 제1야당의 현실이다. 그들의 목표는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 단 하나다”라고 비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 출석에 민주당 의원이 대거 몰려가 세를 과시한 것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정당을 자인한 추태”라며 “이 대표는 범죄피의자 출두를 대선 출정식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지 참 기가 차다”고 썼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떳떳하면 당당하게 혼자 가면 될 텐데, 사람을 동원해서 자꾸 법률의 문제를 정치의 문제로 끌고 가는 것 같다”며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너무나 당당한 모습, 또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이 같이 간 모습을 보면 마치 범죄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조폭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 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전두환 정부 당시 북한의 사주를 받고 내란을 획책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훗날 사면ㆍ복권 및 무죄(2004년 재심)를 선고받았다.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따르는 동교동계를 주로 취재했던 조수진 의원도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 이 대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고 있느냐”며 “자신을 김 전 대통령과 동일시하는 건 김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당 지도부와 지지자가 겹겹이 에워싼 이 대표의 검찰 출정식은 12시간 만에 ‘기소할 것 같다’는 쓸쓸한 독백으로 끝났다”며 “이 대표가 던진 말에 격한 공감을 표한다. 이 대표는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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