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앞서 자신을 DJ에 빗댄 이재명…與 "김대중 모욕죄" 비판

김준영 2023. 1. 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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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검찰 출석에서 보인 모습에 대해 “무슨 독립투사냐”(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40여명과 수백명 지지자의 호위를 받으며 검찰 수사를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 위원장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당 지도부를 끌고 와서 세를 과시하면서, 정작 검찰에서는 한마디도 안 했다고 하는데 이게 민주당 대표의 자격인가”라며 “참담한 제1야당의 현실이다. 그들의 목표는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 단 하나다”라고 비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 출석에 민주당 의원이 대거 몰려가 세를 과시한 것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정당을 자인한 추태”라며 “이 대표는 범죄피의자 출두를 대선 출정식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지 참 기가 차다”고 썼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떳떳하면 당당하게 혼자 가면 될 텐데, 사람을 동원해서 자꾸 법률의 문제를 정치의 문제로 끌고 가는 것 같다”며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앞둔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너무나 당당한 모습, 또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이 같이 간 모습을 보면 마치 범죄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조폭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 음모죄라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전두환 정부 당시 북한의 사주를 받고 내란을 획책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훗날 사면ㆍ복권 및 무죄(2004년 재심)를 선고받았다.

1980년 8월 14일 육군본부 법정에서 열린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군법 회의.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DB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을 따르는 동교동계를 주로 취재했던 조수진 의원도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 이 대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고 있느냐”며 “자신을 김 전 대통령과 동일시하는 건 김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당 지도부와 지지자가 겹겹이 에워싼 이 대표의 검찰 출정식은 12시간 만에 ‘기소할 것 같다’는 쓸쓸한 독백으로 끝났다”며 “이 대표가 던진 말에 격한 공감을 표한다. 이 대표는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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