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인가' 호날두 사우디 쇼케이스, 메시와 '메호대전'
운명의 장난일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호대전’을 펼치게 됐다. 호날두의 사우디프로축구 데뷔전이 리오넬 메시(36·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메시의 소속팀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은 19일 사우디 리야드의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알 나스르와 알 힐랄 연합팀과 친선경기를 치르기로 확정했다. 알 나스르는 지난달 31일 호날두가 입단한 팀이다.
카타르 스포츠 투자회사(QSI)가 소유한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이 중동 투어에 나서는데, 카타르 도하를 찍고 사우디로 이동해 19일 사우디 연합팀과 친선전을 치른다.
이에 따라 호날두의 사우디 쇼케이스는 ‘오랜 라이벌’ 메시와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31일 알 나스르에 입단한 호날두는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상황이다. 작년 4월 맨유 시절 에버턴 소년팬의 휴대폰을 패대기 쳐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이 징계는 사우디 이적 후에도 적용됐다. 알 나스르는 외국인선수 쿼터도 해결해야 한다. 호날두는 23일 사우디 리그 알이티파크전에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였지만, 그 전에 파리생제르맹전에 나설 전망이다.
루디 가르시아 알 나스르 감독은 프랑스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데뷔전은 알 나스르 소속이 아닌 알 나스르-알힐랄 연합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메시도 카타르월드컵 이후 2주 휴가를 보낸 뒤 지난주 파리생제르맹 훈련에 복귀했다.
호날두와 메시는 지난 15년 세계축구를 양분해왔다. 둘은 12차례나 발롱도르(한해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상)를 나눠 가졌다. 그들의 라이벌 관계는 호날두와 메시가 각각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에서 뛰는 9년 동안 더욱 증폭됐다.
둘은 그동안 36차례 맞붙었는데, 메시가 22골-12도움을 올려 16승을 챙겨, 호날두(21골-1도움, 11승)에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마지막 맞대결은 2020년 12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였는데, 당시 유벤투스 호날두가 2골을 넣으며 메시의 바르셀로나를 3-0으로 꺾었다.
현재 호날두와 메시의 상황은 천지차이다. 메시는 지난달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며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논쟁을 끝냈다. 호날두는 카타르월드컵에서 벤치멤버로 전락하며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게다가 호날두는 작년 11월 인터뷰를 통해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맹비난했다가 계약 해지를 당했다. 현재 상황에서 호날두가 메시보다 앞서는 건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A매치 최다골과 함께 연수입 정도다. 호날두는 2년 반동안 알 나스르와 연간 2700억원을 받는 조건에 계약했다. 이집트, 그리스와 2030년 월드컵 공동 유치를 추진 중인 사우디의 홍보대사를 맡아 연간 5300억원을 벌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반면 메시의 2022년 연수입은 947억원이다.
38세 호날두가 유럽프로축구로 돌아올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어쩌면 마지막 ‘메호대전’이 될 수도 있다. 향후 포르투갈-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은 남아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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