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만들어 다른 장르 노래 하고파" 별의 오랜 바람

손화신 2023. 1. 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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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별 정규 6집 < Startrail(스타트레일) >

[손화신 기자]

별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14년 만에 정규앨범 < Startrail(스타트레일) >을 발표했다. 직접 프로듀싱한 이 앨범엔 메인 타이틀곡 '오후', 서브 타이틀곡 'You're(유어)'를 포함한 10곡이 빼곡히 담겼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가수 별의 정규 6집 < Startrail(스타트레일) >의 발매를 기념한 인터뷰가 열렸다. '스타트레일'은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로, 별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궤적을 뜻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앨범
 
 별 정규 6집 < Startrail(스타트레일) >
ⓒ 콴엔터테인먼트
"이 정규앨범은 저 자신에게 도전이었다. 할 수 없는 걸 해낸 느낌이어서, 다 만들어놓고 느낀 감정은 '감격'이었다."

별의 데뷔 20주년은 사실 작년이었다. 계획대로라면 2022년에 앨범이 발표돼야 했지만, 녹음하던 중 아이가 갑자기 아프게 됐고 모든 작업이 중단됐다. 별은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기약이 있는 병이면 괜찮은데 희귀한 병이어서 어떻게 될지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1월 발매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꿈처럼 나아줘서 다시 작업을 이어갔고, 이렇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우여곡절을 지나며 어렵게 완성한 결과물이기에 더욱 "뿌듯하다"고 그는 말했다.

30대가 되면서 가정과 육아에 충실하다보니 이전처럼 음악활동을 활발히 못했다는 별은 "활동이 저조해서 '20주년 된 가수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더라.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싱글은 성에 안 찼고 회사에 정규를 내고 싶다고,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준비하게 됐다. 오랜만에 준비하고 녹음하는 게 너무 어려웠지만 잘 해낸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발라드 장르인 타이틀곡 '오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 곡을 타이틀로 선택한 건 대중이 '그래, 이게 별이지' 할 만한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남편 하하의 원픽이었기 때문이었다.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원래 이 곡에 하이라이트 부분이 없었는데 첫째 아이가 '엄마, 어느 한 군데가 터져줘야 하는데 뭔가 아쉽다'라고 의견을 냈고 그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감정을 터뜨려주는 부분을 넣었다고.

"고정된 이미지의 틀, 벗어나고 싶어"
 
 별 정규 6집 < Startrail(스타트레일) >
ⓒ 콴엔터테인먼트
 
14년 만에 정규로 돌아온 것만으로 감사하지만 가수로서 별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은 존재한다. 발라드 가수라는 고정된 이미지의 틀에서 벗어나고픈 것, 이것의 그의 오랜 갈증이다. 별은 "너무 감사한 지난날이지만 가수로서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 자유롭지 못한 건 늘 아쉽다. 슬픈 노래를 하는 여리여리한 가수라는 굳어진 이미지를 깨고 싶다. 사실 저는 평소에 발라드를 거의 안 듣고 힙합을 주로 듣는다. 내가 힙합을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보여줄 다른 모습들'이 있다는 얘기다"라고 밝혔다.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데뷔한다면 다른 장르를 하고 싶다. 기승전결이 있고, 소리를 지른다거나 하는 발라드 보다는 이지 리스닝의 곡을 하고 싶다. 편하게 부르는 곡이 오래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농담 삼아 친구들에게도 '부캐를 만들어서 신인가수처럼 다른 장르의 곡을 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별은 이런 소망을 이번 앨범에서 살짝 해소하기도 했다. 본인의 자작곡 '이런 밤'이 바로 이지 리스닝의, 소위 '요즘 느낌의 곡'인 것.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너무 부르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줘서 직접 썼다는 그는 "이번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으로) 리스너를 설득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덧붙여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건, 노래 안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노래 안의 이야기에 집중한 별은 본인의 또 다른 자작곡 '그때의 난'에 대한 언급도 이어갔다. 20대를 돌아보는 내용의 이 곡에 관해 "내 20대는 힘들었다.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내려오는 기분, 호흡곤란 같은 걸 느꼈는데 그 시절엔 그게 뭔지도 몰랐고 마음이 아픈 줄도, 도움이 필요한 줄도 몰랐다. 그래서 나를 돌보지 못했다"라며 "인생을 먼저 산 선배에게 위로도 받고 그럴 수 있었는데 돌아보니 그렇게 하지 못했다. 다 괜찮은 것처럼 살았다. 드러내고 위로받는 게 절대 잘못된 게 아닌데, 그땐 견디는 것만이 다인 줄 알았다. 그때의 내가 딱하기도 하고, 나에게 미안해서 이 곡을 썼다"라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위로와 돌봄을 허락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별. 그런 그에게 "별의 대표곡처럼 나에게만 '12월 32일'이라는 추가의 하루가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별은 주저 없이 호캉스를 꼽으며 "저는 시간이 너무 필요한 사람이다. 육아 등으로 쉬는 날이 없다보니 쉬는 시간을 갖고 싶다. 아무 것도 안하고 침대에 누워서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내가 먹고 싶을 때 밥을 먹고, 누군가가 아니라 나에 의한 시간을 써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오랜만에 재도약을 알린 그에게 가수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커리어 혹은 꿈이 무언지 물었다. 

"정말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 어떤 연령대의 어떤 사람이 들어도 '저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좋다' 하는, 어린 친구들도 듣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별 정규 6집 < Startrail(스타트레일) >
ⓒ 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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