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감정에 가려졌던 ‘가치’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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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남자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왔습니다.
위암을 진단 받고 수술한 후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였는데, 기운이 없고 사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후, 자신의 삶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빈소 명상'을 시행했습니다.
암을 진단받은 후에는 삶의 의미를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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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기능도 있기에, 명상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같이 명상을 몇 차례 해보았습니다. 명상 도중에 부인에 대해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주로 자신에게 상처 준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잘해줄 걸’ 같은 후회와 죄책감들이 들기도 한다며 생각을 곱씹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판단하지 말고 그 생각을 바라보고 흘러가게 두라”고 했습니다.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 실재하는 건 아니니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요.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그를 괴롭히던 생각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 후, 자신의 삶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빈소 명상’을 시행했습니다. 눈을 감고 자신이 관에 누워 있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장례식장에 왔다고 가정합니다. “누가 왔나요?” “그 사람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나요?” “비석에 뭐라고 적혀 있나요?”를 먼저 물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인가요?” “내 비석에 적고 싶었던 글은 무엇인가요?”라고 한 번 더 물었습니다.
환자분은 “부인과 자식이 빈소에 왔고, 비석에는 ‘불쌍하고 외롭게 돌아가신 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내가 정작 원하는 것은, 부인과 자식이 내게 ‘사랑한다’고 해주는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원하던 비문은 ‘가족을 사랑하는 정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분의 삶의 가치는 아마도 가족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프고 나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더 깊어진 것 같았습니다. 모질게 굴었던 부인에 대한 감정은 명상을 통해 점차 사그라졌고, 가족과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숙제로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사랑의 표현을 하라고 내주었습니다. 1주일 후 내원한 그는 부인과 자식들을 만나서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으며, 가족들은 아픈 그를 수용해주었다고 전했습니다.
빈소 명상을 하다보면 일에 파묻혀 지내던 사람이 산과 들로 다니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기도 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던 사람이 봉사활동을 일삼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는 것은 ‘진실한 자아’를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암을 진단받은 후에는 삶의 의미를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명상과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는 게 암의 스트레스를 줄여,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시사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가치 있는 삶은 어떤 삶인지 한 번 생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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