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덮친 ‘좀비 마약’… 정체는 동물 진정제?

오상훈 기자 2023.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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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팔다리가 잘려도 못 끊는다는 일명 좀비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동물용 마취제인 자일라진을 섞어서 사용한다는데 얼마나 위험한 걸까.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는 현지 시각 8일, 동물 진정제의 일종인 자일라진(xylazine)을 기존 마약과 혼합해 복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보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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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서 팔다리가 잘려도 못 끊는다는 일명 좀비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과 동물용 마취제인 자일라진을 섞어서 사용한다는데 얼마나 위험한 걸까.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는 현지 시각 8일, 동물 진정제의 일종인 자일라진(xylazine)을 기존 마약과 혼합해 복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보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고 보도했다.

자일라진은 1962년 개발된 동물 마취제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 수의사들이 말·소 마취제나 고양이 구토유발제로 사용한다. 상표명은 ‘럼푼’(Rompun)인데 사람에게 단독 투여할 진정 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는 펜타닐 등 기존 마약과 섞어서 사용할 때다. 오피오이드 계열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효과는 헤로인 및 기타 아편유사제에 비해 짧다. 그런데 자일라진을 병용하면 그 효과가 헤로인과 맞먹을 정도로 길고, 강력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만큼 부작용 역시 강하다. 갈망과 금단증상의 정도가 크고 마약류 과량투여에 대응하기 위한 널락손(naloxone) 투여 등 표준적 응급치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자일라진을 정기적으로 투약하는 환자들에게서 심각한 피부 궤양이 보고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일라진을 펜타닐 등에 섞어 주사로 투입하면 피부 조직에 괴사가 발생한다. 일명 ‘가피’라고 불리는데 이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실제 NYT에 따르면 필라델이파 지역에 거주하는 타투이스트 브룩 페더(38)는 투약 상처에서 시작된 괴사가 뼈까지 번져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여전히 마약을 투약한다.

지난해 6월, 의학데이터베이스 펍메드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수도 워싱턴DC 뿐 아니라 36개 주에서 유통되는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됐다. 필라델피아에서 유통되는 마약 중 무려 90%에서 자일라진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필라델피아시 켄싱턴 지역의 마약중독예방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숀 웨스트팔은 “필라델피아는 이미 늦었다”며 “전국의 다른 지역이 이를 피할 방법이 있다면, 우리 얘기를 반드시 들어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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