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고의 영웅' 롯데 황성빈은 지금, 제주에서 후배들과 구슬땀

이형석 2023. 1. 1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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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야수 황성빈(왼쪽 세 번째)이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소래고 동계 훈련에서 직접 공을 던져주며 후배들에게 수비 지도를 하고 있다. 사진=조현 코치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6)은 제주도에서 모교 소래고등학교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쏟고 있다. 

소래고는 지난 5일부터 제주도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동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틀 먼저 제주도에 도착한 황성빈도 이곳에서 훈련 중이다. 프로 선수가 비시즌 기간 모교 전지훈련을 함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황성빈은 "나도 개인 훈련을 해야 하는 시기에 조현 코치님께서 '어디서 훈련하냐'며 먼저 물어주셨다. 국내에서 가장 따뜻한 제주도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뜻깊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현 소래고 코치는 "내 직책이 야수 코치다. 선수들에게 여러 번 말하는 것보다 (프로 선수인) 성빈이가 몸소 후배들 앞에서 시범을 보여주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아 훈련 합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황성빈은 '소래고의 영웅'이다.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소래고 야구부는 2012년 10월 창단한 신생 팀으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가 지금까지 5명에 불과하다. 2022시즌 1군에서 활약한 선수는 두산 베어스 최승용, LG 트윈스 이지강(이상 투수) 등 4명. 그 가운데 황성빈이 가장 많은 102경기에 출장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황성빈은 "내가 소래고 야구부 창단 멤버였다. 2013년 (안산 중앙중 졸업 뒤) 기량이 부족해 진학할 고교가 없었다. 마침 소래고 야구부가 문을 열어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학교에 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황성빈은 경남대를 거쳐 2020년 2차 5라운드 총 44순위에 롯데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황성빈에게도 이번 훈련은 특별하다. 그는 "고3 시절에도 이곳으로 동계 훈련을 왔다. 당시 (내 미래가) 불안하고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웃었다. 

황성빈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조현 코치의 펑고를 받아 개인 훈련을 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후배들에게 수비력을 선보인다. 이것저것 궁금해하며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후배들에게는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소래고 야구부원에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조현 코치는 "같은 지도를 해도 내 말보다 성빈이의 조언을 잘 흡수하더라. 그래서 섭섭하기도 했다"고 웃으면서 "선수들이 아주 좋아한다. 훈련 효과가 정말 크다. 영양 만점"이라고 흡족해했다. 이어 "성빈이가 후배들의 귀감이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황성빈은 "내 운동도 해야 하지만, 후배들에게도 굉장히 뜻깊고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 나도 7~8년 전에 힘든 시간을 겪었으니 여러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황성빈은 오는 17일까지 제주도에서 훈련한 뒤 부산으로 올라올 예정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에게 2022년은 특별했다. 전역 후 팀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5월 1군에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총 102경기에서 타율 0.294 64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황성빈의 등장은 2022년 롯데의 큰 소득 중 하나다. 그는 "3할 타율을 놓쳐 아쉽지만 8월 타율이 0.186까지 떨어진 뒤 9월 이후 타율 0.354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는 계기였다"라고 돌아봤다. 

황성빈의 강점은 마치 전투 야구를 하듯,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다. 그는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라며 "단 한 번도 내가 주전이라고 여겨본 적 없다. 주전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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