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고용 한파는 여성과 소수인종에게 더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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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호황으로 대규모 채용을 감행한 미국 IT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한때 여성과 소수인종 등 다양한 인재를 고용했지만, 대규모 감원 속에서 이들이 감원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국 IT 기업의 냉혹한 정리해고 바람은 여성과 라틴계 노동자 등 소수인종에게 집중되고 있다.
여성과 소수인종이 해고당한 뒤 이직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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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호황으로 대규모 채용을 감행한 미국 IT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한때 여성과 소수인종 등 다양한 인재를 고용했지만, 대규모 감원 속에서 이들이 감원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마존·트위터…여성을 더 많이 해고한다?
기술업계의 일자리 감소 추세를 분석하는 온라인 트랙커 'Layoffs.fyi'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글로벌 기술 기업 993곳에 총 15만 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특히 남성이 주를 이루는 기술 업계에서 비 기술업계인 비즈니스 개발, 고객 관리,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은 여성과 소수인종 비율이 더 높다. 이에 따라 인원 감축 시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비 기술부서는 정리해고의 대상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오는 18일 애초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1만 8000명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기기 사업부·채용·리테일 부문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감원 규모는 1만 명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천 명이 더 해고될 예정이며 이는 최근 미국 주요 기업 구조조정 규모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 7000여 명의 절반이 넘는 3700명을 정리해고했으며 그 뒤로도 수백 명이 회사를 떠나 현재 직원 수는 약 2700명이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는 일부러 여성 직원을 먼저 해고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성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정리해고 문제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여성 근로자들은 트위터가 남성 직원은 47%만 했지만, 여성 직원은 57%에 달했으며 이는 캘리포니아의 성차별 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엔지니어링 직군의 경우 여성 직원 63%, 남성 직원 48%가 해고됐다고 덧붙였다.
사라지고 있는 'DEI'
현재 미국 IT 기업의 냉혹한 정리해고 바람은 여성과 라틴계 노동자 등 소수인종에게 집중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로 인해 IT분야 수요가 늘면서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이른바 'DEI'를 지향해왔다.
그러나 2020년 중반부터 업계가 과잉 고용 상태가 되고 지난해부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른 속도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 같은 테크 대기업들은 대폭적인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
로이터는 "한 리서치 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의 급증하는 해고가 여성과 중간 직급 인재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으며 ICT 업계의 해고 규모를 추적하는 스타트업 '레벨리오 랩스'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9~12월 사이 테크 분야에서 해고된 이들 가운데 46.64%가 여성, 11.49%가 라틴계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산업 분야에서 해고된 근로자 가운데 여성이 39.09%, 라틴계가 9.96%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더 높은 수치다.
여성과 소수인종이 해고당한 뒤 이직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개발자 코칭 플랫폼 스킬러 웨일의 공동 설립자인 하이웰 카버는 퇴직은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구직 시 출산 휴가와 돌봄 책임 등을 고려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직원 불안정성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올해 초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게재한 연구는 해로운 기업 문화가 퇴직을 가져오는 큰 변수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해로운 기업문화란 DEI를 존중하지 않아 직원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분위기며 문화가 보수와 비교해 10배 퇴직을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해로운 문화일수록 소수인종 직원들이 해고 대상이 되고 이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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