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김민재, 이과인 아닌 마라도나 되길
김식 2023. 1. 11. 07:00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축구의 고전적인 라이벌 중 하나다. 잠깐! 나폴리가 유벤투스의 라이벌이라고? 쉽게 수긍하지 않을 팬도 있을 것이다. 기록을 비교하면 나폴리는 유벤투스의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토리노가 연고지인 유벤투스는 세리에 A에서 36번 우승한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그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한 팀이 각각 19번 우승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다. 그에 반해 나폴리는 단 2번 우승했다. 두 클럽은 왜 라이벌로 불리게 됐을까?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라이벌 구도는 오랫동안 지속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지역 앙숙 관계에서 비롯됐다. 토리노와 나폴리는 710㎞ 떨어져 있다. 먼 거리만큼 두 도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극명하게 다르다.
항공 우주 산업과 피아트 자동차의 본거지로 유명한 토리노는 부자 도시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가득한 토리노는 왕궁, 박물관,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토리노는 아울러 세계 최초로 FIFA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다.
자본,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토리노에 위치한 부유한 클럽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잔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 스타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레전드들은 검은색과 흰색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클럽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으로 부유한 북부에 비해 농업 중심의 남부는 가난했다. 이에 많은 남부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의 밀라노·토리노 등으로 이주하곤 했다. 나폴리는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곳이다. 토리노와 다르게 나폴리의 거리는 좁고, 거칠고, 낡았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홈구장만 봐도 두 클럽의 경제적 차이는 쉽게 드러난다.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명명권이 판매돼 2017년부터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불림)’은 2011년 개장한 최신식 구장이다. 이탈리아에는 클럽이 소유한 구장이 3개에 불과한데, 그 중 하나가 유벤투스 스타디움이다. 또한 이 구장은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급 등급인 ‘카테고리(Category) 4’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가 가능하다.
그에 반해 나폴리의 홈구장인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2020년 마라도나의 사망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명칭 변경)’는 1959년 개장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나폴리 홈구장의 열기는 어느 곳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오래된 구장에 육상 트랙이 깔려 있어, 관중석과 피치 사이의 거리는 멀다.
북부와 남부의 오랜 갈등을 대표하는 토리노와 나폴리의 두 클럽은 1980년대에 들어 축구에서도 본격적으로 부닥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다. 1984년 나폴리는 도박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인 마라도나를 영입한 것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자랐던 마라도나는 부유한 북부 클럽들에게 온갖 천대를 받던 남부 클럽 나폴리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토리노가 연고지인 유벤투스는 세리에 A에서 36번 우승한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그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한 팀이 각각 19번 우승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다. 그에 반해 나폴리는 단 2번 우승했다. 두 클럽은 왜 라이벌로 불리게 됐을까?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라이벌 구도는 오랫동안 지속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지역 앙숙 관계에서 비롯됐다. 토리노와 나폴리는 710㎞ 떨어져 있다. 먼 거리만큼 두 도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극명하게 다르다.
항공 우주 산업과 피아트 자동차의 본거지로 유명한 토리노는 부자 도시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가득한 토리노는 왕궁, 박물관,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토리노는 아울러 세계 최초로 FIFA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다.
자본,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토리노에 위치한 부유한 클럽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잔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 스타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레전드들은 검은색과 흰색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클럽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으로 부유한 북부에 비해 농업 중심의 남부는 가난했다. 이에 많은 남부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의 밀라노·토리노 등으로 이주하곤 했다. 나폴리는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곳이다. 토리노와 다르게 나폴리의 거리는 좁고, 거칠고, 낡았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홈구장만 봐도 두 클럽의 경제적 차이는 쉽게 드러난다.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명명권이 판매돼 2017년부터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불림)’은 2011년 개장한 최신식 구장이다. 이탈리아에는 클럽이 소유한 구장이 3개에 불과한데, 그 중 하나가 유벤투스 스타디움이다. 또한 이 구장은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급 등급인 ‘카테고리(Category) 4’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가 가능하다.
그에 반해 나폴리의 홈구장인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2020년 마라도나의 사망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명칭 변경)’는 1959년 개장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나폴리 홈구장의 열기는 어느 곳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오래된 구장에 육상 트랙이 깔려 있어, 관중석과 피치 사이의 거리는 멀다.
북부와 남부의 오랜 갈등을 대표하는 토리노와 나폴리의 두 클럽은 1980년대에 들어 축구에서도 본격적으로 부닥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다. 1984년 나폴리는 도박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인 마라도나를 영입한 것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자랐던 마라도나는 부유한 북부 클럽들에게 온갖 천대를 받던 남부 클럽 나폴리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유벤투스는 1985~86시즌 플라티니의 12골을 앞세워 세리에 A에서 우승했다. 반면 11골을 기록한 마라도나의 나폴리는 3위에 그쳤다. 하지만 1986~87시즌 나폴리는 유벤투스를 승점 3 차이로 제치고 스쿠데토(Scudetto, 작은 방패란 뜻으로 세리에 A의 우승을 의미)를 품에 안았다. 팬들은 열광했고, 도심에서는 유벤투스의 모의 장례식이 열렸다.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었던 나폴리가 남부 클럽 최초로 우승한 것이다.
1989~90시즌 마라도나는 나폴리에 두 번째 스쿠데토를 안긴다. 유벤투스의 전설 델피에로, 부폰 등은 토리노에서 단지 존경받을 뿐이지만, 나폴리에서 마라도나는 신과 같은 존재로 등극했다.
마라도나가 떠난 나폴리는 서서히 추락했다. 결국 1997~98시즌 나폴리는 세리에 B로 강등당했고,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 세리에 C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새구단주를 맞아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 나폴리는 2007년 세리에 A로 복귀한다. 그후 나폴리는 마렉 함식, 에세키엘 라베시, 에딘손 카바니 등을 영입하며 서서히 강팀의 반열에 오른다.
2015~16시즌 나폴리는 36골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을 앞세워 정상 등극을 노렸다. 하지만 다시 한번 나폴리는 유벤투스에 이어 2위에 그치고 만다. 당시 팬들은 이과인이 마라도나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번 안겨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과인은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2016년 유벤투스로 이적한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클럽에 스트라이커를 뺏겨버린 나폴리 팬들은 상실감을 넘어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팬들은 나폴리 도심에 모여 배신자 이과인의 사진을 찢고, 그의 셔츠를 불태웠다. 이과인의 이적 후 한동안 두 클럽의 팬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상대방 구장 방문이 금지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나폴리는 현재까지 2019~20시즌(7위)만 제외하고 매 시즌 5위 안에 들었다. 그들은 2등도 네 번이나 했으나, 우승은 못했다.
2022~23시즌 현재 나폴리(승점 44)와 유벤투스(승점 37)는 각각 리그 1, 2위에 올라있다. 나폴리는 13일(현지시각) 마라도나의 영혼이 깃든 홈구장에서 유벤투스와 시즌 첫 대결을 벌인다. 한국산 ‘통곡의 벽’ 김민재가 마라도나 이후 33년만에 나폴리에 3번째 스쿠데토를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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