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배경으로 최고"…명품 '쇼핑백'까지 중고거래
"SNS시대 과시적 소비의 변형" 분석도
"롤렉스 시계 박스 세트 32만원입니다. 외관은 깔끔합니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쇼핑백 개당 1만원대에 팝니다."
"샤넬 신발 박스·쇼핑백·리본 세트로 판매합니다. 약간 흔적 있지만 티는 잘 안 납니다."
명품 구매 때 받은 쇼핑백·제품 케이스마저 인기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제품 박스·케이스 등이 중고시장에서 귀한 몸이 됐다.
11일 복수의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롤렉스·에르메스·샤넬 등 고가 브랜드의 쇼핑백·케이스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 가격이 비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자주 거래됐던 명품 브랜드들은 이제 내용물이 빈 포장마저 단골 상품이 된 것이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롤렉스 박스'를 검색하자 수십 개의 게시글이 떴다. 롤렉스 시계 박스의 시세는 20만~30만원대다. 제품별, 사이즈별 박스는 물론 약 10년 전 부속품으로 나간 빈티지 박스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오메가 시계 박스는 15만~20만원, IWC 시계 박스는 5만~1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명품 패션 브랜드의 쇼핑백도 단골 중고거래 상품이다. 명품 브랜드 쇼핑백을 판매한다는 한 판매자에 따르면 샤넬 부티크의 검은색 쇼핑백은 △가로 30㎝*세로 24㎝ 1만3000원 △가로 43㎝*세로 33㎝ 1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르메스의 주황색 쇼핑백은 △가로 30㎝*세로 30㎝ 1만3000원 △가로 43㎝*세로 26㎝ 1만8000원 △가로 28㎝*세로 43㎝ 1만6000원에 판매 중이다.
"인증샷 위해 본품 사긴 비싸니까"…부속품 시세 상승

이처럼 본품이 아닌 부속품이 높은 시세에 팔리는 것은 '과시적 소비'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인증샷'에 활용하기 위해 중고 쇼핑백, 박스 등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한 명품 쇼핑백 판매자는 "명품 브랜드는 제품을 구매해야 쇼핑백을 받을 수 있는데 해당 브랜드들은 아무리 작은 걸 사도 몇십만원은 훌쩍 넘기니 쇼핑백만 중고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의 샴페인, 와인 등 주류 공병도 거래되고 있다. 연말에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고가 샴페인 '아르망디'의 공병을 구매한 이모씨(28)는 "와인병이나 샴페인 병을 소품 삼아 인테리어를 해서 블로그에 올렸다"며 "예쁜 병들을 놓고는 싶은데 너무 비싸서 공병만 중고로 샀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가 구매한 아르망디 공병과 케이스는 2만5000원이다. 이외에도 또 다른 고가 샴페인 돔페리뇽의 공병은 1만~2만원대, 크룩은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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