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與 '동반 40%대' 찍을 때...당 일각선 "친박·진박 떠오른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연말·연초 동반 상승하며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리얼미터ㆍ미디어트리뷴의 새해 첫 정례조사(1월 1주차)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0.9%, 부정 평가는 55.9%를 기록했다. 전주(지난해 12월 5주차) 대비 긍정 평가는 0.9% 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1.3%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3주차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41.4%를 기록한 이래 4주 연속 40%대 지지도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월 1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2% 포인트 상승한 40.4%를 기록했다. 1.6% 포인트 하락한 더불어민주당(43.9%)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5%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국민의힘 지지도도 지난해 12월 3주차에 41.4%를 기록한 이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도 정부ㆍ여당은 동반 상승세다. 지난 6일 발표된 1월 1주차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전주(36%) 대비 1%포인트 오른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3주차(29%)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역시 12월 1주차(35%)에 민주당(33%)을 오차범위 내로 역전한 이래 한 달째 앞서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부ㆍ여당의 지지율이 딱 붙은 채로 안정세에 접어든 건 집권 8개월 차 만에 처음이다. 허니문 기간인 집권 초반엔 대통령실과 이준석 전 대표가 극렬히 대치하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완연했다. 한국갤럽의 지난해 8월 1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역대 최저인 24%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4%로 단순 비교 상 10%포인트 높았다.
이 전 대표가 물러난 뒤로는 동반 하락세였다. 특히 지난해 9월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국민의힘이 적극 엄호하면서 이런 흐름이 뚜렷해졌다. 한국갤럽의 9월 3주~5주차 기간 윤 대통령(33%→28%→24%), 국민의힘(38%→34%→31%) 지지도 하락세는 거의 같았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시점임에도 반사이익은 커녕 손해를 봤다.
그래서 여권은 총선 1년여를 앞두고 정부ㆍ여당이 동반 상승을 시작하는 점에 반색하고 있다. 친윤계 중진 의원은 “집권 후 첫 총선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정부와 여당이 반목하지 않고 화목한 원팀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3ㆍ8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너도나도 윤심(尹心)을 강조하는 것도 최근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때 윤 대통령과 대권 경쟁상대였던 안철수 의원이나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 대통령, 친윤 그룹에 동조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윤 대통령에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고 했고, 홍 시장은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나경원 전 의원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다만 정부 여당의 일심동체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여권 내부의 건강한 견제 기능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립 성향의 초선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원팀을 강조하며 친박ㆍ진박줄 세우기만 하다 중도층 외면을 받았다”며 “지금 우리 당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동반 상승세에 취하게 되면,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러 위기가 심화해도 정부ㆍ여당이 서로 자화자찬만 하고 있을 수 있다”며 “건강하지 못한 정부ㆍ여당이 순식간에 무너진 건 과거 선례로도 많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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