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착하게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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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인 만큼 오늘만 칼럼 문패를 '올해를 열며'로 바꿔볼까요.
2023년 신년호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이 들려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송 부사장의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새해가 되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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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인 만큼 오늘만 칼럼 문패를 ‘올해를 열며’로 바꿔볼까요. 2023년 신년호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이 들려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송 부사장은 올해의 키워드로 ‘삶의 변화가 빨라지는 시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 ‘저마다의 영역에서 고유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을 꼽았습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배려라니, 혐오와 불통의 시대에 사람들이 갑자기 선해지기라도 한다는 걸까요. 두 번째 키워드는 의아했습니다.
인터뷰를 읽은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사회의 유동성이 커지면서 수직적 서열의 조직에서 벗어나 평등함과 존중이 강조되리라는 의미였습니다. 기사에 싣지 못했지만 송 부사장은 저의 의문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선하게 산다는 게) 기능적으로 옳아요. 완고하고 표현이 거친 분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분을 안 만나려고 하겠죠. 그분은 좋은 기회를 줄 사람을 만날 확률이 줄어요. 귀인을 만나도 제가 퉁명스러우면 그냥 저를 지나칠 것 아니에요? 사람들을 배려하고 정성을 기울이면 그만큼의 확률이 높아져요. 선현들이 현실적인 형태와는 거리가 있게 명분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착하게 살라는 게 왠지 따분하죠. 하지만 착하게 살아야 기회가 늘어서 유리해요. 그게 합리적이에요.”
경영학 박사인 김상국 경희대 명예교수도 칼럼을 통해 착하게 사는 게 왜 괜찮은 생존전략인지를 풀어냈습니다. 당신이 사업을 합작해 10개의 결과를 냈다고 합시다. 파트너 A는 스스로 손해 보는 일은 안 하는 영리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타입입니다. A는 6개를 가져가고 당신에게 4개를 주었습니다. B는 아낌없이 주는 사람입니다. B는 3개를 갖고 당신에게 7개를 주었습니다. 다음 투자 기회가 있다면 당신은 누구와 손잡겠습니까. A는 지금은 가장 많이 가졌지만 앞으로 함께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겁니다. 가진 것이 늘어날 가능성도 희박하겠죠. B는 적게 가졌지만 다음 기회에 참여할 가능성은 상당할 겁니다. 김 교수는 묻습니다. ‘A는 진정으로 영리한 사람인가. 아니면 단기적인 이익에 취해 결과적으로 바보 같은 사람이 되었는가.’
송 부사장의 이야기로 돌아가볼까요. “지금까지의 삶의 흔적, SNS에 올렸던 개인의 역사가 검증돼 시한폭탄이 되거나 방어막이 되기 시작했어요. 학교 친구가 올린 글로 학폭 전력이 드러나기도 하고 사석에서 만난 사람, 함께 일했던 스태프가 미담을 올리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말고 잘 대해야 해요.”
그러고 보면 구글의 최고경영자였던 에릭 슈미트는 “SNS에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일탈과 결별하기 위해 모든 젊은이가 이름을 바꿔야 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죠. 송 부사장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그러니 늘 조심하고 사려 깊게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상당한 피로가 따르겠죠. 항상 착한 척하는 건 어려우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근원적으로 착해야 합니다. 모든 개인의 정보가 확대되고 환기되고 재생될 수 있으니까요.”
새해가 되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보곤 합니다. 착하게 사는 게 합리적이고 괜찮은 생존전략이라는 두 분의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아, 새해 다짐은 아닙니다. 정말 지키기 어려운 결심이니 그저 ‘적당히’ 착하게 사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권혜숙 인터뷰 전문기자 hskw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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