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꼬마 독고탁' 영원히 살려야죠 / 이상무 화백 딸 슬기의 다짐
‘꼬마꼰대 독고탁, 부활’ 기획전 보도자료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독고탁을 왜”라는 의문이 든 탓이다.
2016년 이상무 화백이 고인이 된 후, 독고탁은 잊힌 캐릭터가 됐다.
어찌 보면 2000년대 들어 웹툰이 대세가 되면서 잊힌 게 맞을 터다.
그 잊힌 캐릭터로 지금에서야 전시를 연 이유가 자못 궁금했다.
전시를 기획한 박슬기 독고탁 컴퍼니 대표에게 이유를 물었다.
박 대표는 고 이상무(본명 박노철) 화백의 딸이다.
그가 태어나던 1981년부터 등장하는 독고탁 여자친구 ‘슬기’가 그다.
“사실 만화 속 캐릭터인 독고탁은 1970~80년대에 국민 캐릭터였죠. 80년대 여론조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만화 캐릭터로 선정될 정도니까요. 이렇듯 20년 이상 국민 캐릭터였던 독고탁이 묻혀있는 게 안타까웠어요.1928년에 태어난 미키마우스를 다 알 듯, 1971년에 태어난 독고탁도 모두가 알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온 지 52년 된 캐릭터를 지금 세상에 알리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요.”
“맞아요.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예전 그 모습만으로는 안 먹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꼬마꼰대 독고탁’을 창안했어요.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 꼰대죠.”
그가 창안한 꼬마꼰대는 여기저기 다니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어울린다.
펭수처럼 인형 탈을 쓰고 돌아다니며 ‘귀여운 꼰대 노릇’을 하는 게다.
이렇듯 그가 현실 안에서, 사람과 어울린 독고탁에 주안 하는 이유가 뭘까.
“독고탁은 여느 만화 캐릭터와 다릅니다. 귀공자거나 부자거나 몸짱이지 않죠.
더구나 불우한 환경을 타고난 데다 콤플렉스와 단점이 있죠. 현실의 나와 다를 바 없는, 우리 모습을 가장 닮은 캐릭터니 사람과 어울려야죠.”
우리 모습을 가장 닮은 독고탁,
그렇기에 독고탁이 어울더울 우리 안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을 위해 박슬기 대표는 부활이라는 타이틀로 독고탁을 되살려 내고 있는 게다.
전시는 마포아트센터 갤러리 맥에서 오는 20일까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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