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다시 한국으로 유턴? 성남시청 코치 지원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중국 대표팀 빅토르 안(한국이름 안현수) 기술 코치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한국으로 유턴인가.

‘스포츠 노마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성남시청 직장운동부 단원(코치) 공개채용에 빅토르 안이 지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류 제출은 이미 마감됐고, 면접을 거쳐 최종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성남시청은 과거 그가 안현수란 이름으로 뛰었던 팀이다. 현재 성남시청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활약 중이다. 또 김건희·김길리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쇼트트랙에서 3관왕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던 그는 부상으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이듬해엔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4년 만에 팀을 해체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2011년 대표 선발전에서도 그는 부상 여파로 탈락했다.

안현수가 내린 선택은 러시아 귀화였다. 2014 소치올림픽 개최국인 러시아는 안현수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꾼 뒤 러시아로 넘어갔다.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다시 3관왕에 오르며 올림픽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6개)의 주인공이 됐다.

이 과정에서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잃었다. 러시아로 귀화 당시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한 그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 소멸된다고 들었다.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빅토르 안은 2018 평창올림픽엔 나서지 못했다.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이 발각됐고, 빅토르 안의 출전도 무산됐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0년 은퇴한 그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로 부임했다. 왕멍 전 중국 대표팀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여 김선태 감독과 함께 팀을 지도했다. 그리고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빅토르 안은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성남시청 공고에 따르면 코치 직엔 국적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